사건이 발생한지 이틀째인 14일 조기퇴소한 예비군 26명은 피곤한 표정이 역력했다.
향방작계 훈련을 미리 이수해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송파·강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조기퇴소한 이들은 부대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송파구 복정역까지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굳게 다문 채 어두운 표정으로 바닥만 응시했다.
이들 중 일부에 따르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씨는 사격 훈련 직전 총을 쏘는 사로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씨와 같은 중대에서 훈련받았다는 김모(26)씨는 "최씨가 사격 훈련 전에 자신은 1사로가 편하다며 자리를 바꿨다"며 "1사로가 맨 끝이다보니 자신이 범행을 저질러도 제지할 수 있는 인원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최씨는 옆 사로에 있는 예비군 부사수를 조준 사격할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옅은 미소를 지으며 총구를 돌려 자신의 이마에 총을 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예비군들에 따르면, 사건 직후 사격 훈련 중이던 예비군들은 사격장에서 굴러 떨어지듯 허겁지겁 대피했다.
우왕좌왕하던 이들은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서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서성이다 생활관에서 대기했다.
조교 역할을 하는 현역병들이 대부분 경험이 적은 일·이등병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또 군 수사당국은 최씨가 마지막으로 총을 겨눈 예비군 부사수를 상대로 수사할 때 고압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 예비군이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사건 현장으로 데려가 재연을 시켰다"며 "부탁이 아니라 더 높은 수위로 수사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 당국은 전날 최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약물 투약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최씨의 유가족이 참여하는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한편, 국방부는 이날 오후 3시 총기난사 사건의 중간 수사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