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로 넘어가보죠.
◆ 김성완> 국정원이 어제 이례적으로 대북 정보를 줄줄이 공개를 했는데요. 우리 국방부 장관격인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총살당했다, 이런 충격적인 첩보까지 전했습니다. 국정원이 갑자기 대북 정보 쏟아내는 이유,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일단 내용을 보면 군 행사에서 졸았다, 그래서 고사포, 고사총으로 총살당했다, 이런 참 충격적인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언론들이 참 관심을 보였죠.
◆ 김성완>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해외 외신들까지도 굉장히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긴급 뉴스로 전하고 그랬습니다. AP, AFP, 로이터, BBC 이렇게 해서…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의 내부동향이 이런 식으로 공개가 됐으니까 국제 관계 측면에서도 그렇고 또 외국인들이 보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공개한 내용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요. 30대 초반의 독재자가 군 행사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60대 인민무력부장을 총살했다, 어떻게 보면 선정적인 내용에 가깝잖아요. 더군다나 대공 화기인 고사총으로 총살을 집행했다, 이런 측면이 전세계의 언론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저는 이 소식을 들으면서 김정은의 고모부였죠, 장성택을 처형했던 일이 떠올랐어요.
◆ 김성완>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마 그런 생각하신 분들 굉장히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날짜를 따져보니까 어느새 제작년 12월의 일이 돼버렸어요. 한 1년 반 정도된 일인데요.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부이자 최측근이었던 장성택을 처형한 소식으로 당시에도 굉장히 떠들썩했었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모습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슷한데요. 장성택을 처형할 때도 동상이몽, 양봉음위 이런 죄목을 씌웠다, 이번에도 그런 죄목이 그대로 씌워졌는데요. 겉으로 모시는 척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해하는 죄, 이런 게 양봉음위라고 하는 건데요. 숙청 방법도 비슷합니다. 당시에도 제대로 된 재판이나 이런 것 없이 갑자기 총살을 해버렸잖아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총살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재판과정도 없이.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비슷한 측면이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국정원에서 1년 6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대북 정보를 많이 쏟아내는 이유는 뭡니까, 계속 속보가 뜨고 그랬잖아요.
◇ 박재홍> 그건 뭔가요?
◆ 김성완> 북한 관련 보도가 부쩍 늘어나 있는 상황이라는 건데요. 최근에 미국 CNN 방송이 다소 충격적인 보도를 내놨잖아요. 김경희 독살설이라고 하는 건데. 고위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 김경희를 독살했다,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을 처형하는데 불만을 표시해서 김정은이 지난해 5월 김경희를 독살하라고, 죽이라라고 지시를 해서 죽였다, 이런 내용인데요. 이 보도가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도 굉장히 큰 여파를 미쳤거든요. 국내 언론 특히 종편을 중심으로 제 생각에는 틀 때마다 나오더라고요, 이 보도가요. 탈북자들 데려다 놓고 이게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 이 얘기를 하던데요. 이번에 국정원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을 해줬습니다. 얼마나 보도를 많이 하고 그랬는지 제 장모님도 저한테 이 사실이 맞는지 아닌지 물어보고 그럴 정도였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성완> 이렇게 북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제작년 12월도 비슷했습니다. 그때에도 관심의 주인공이 장성택이었는데. 총살되고 이런 관심에 초점이 있었던 게 아니고 김정은의 처, 리설주와 장성택이 불륜을 저질렀다, 그때 그 뉴스가 나왔고요. 은하수악단 단원 10여 명이 총살당했다, 이런 뉴스들이 당시에도 굉장히 많이 쏟아졌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관련되어 있는 보도가 막 나오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게 제작년과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다, 이게 첫번째 주목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또 하나의 주목할 사실은 뭡니까?
◆ 김성완> 국정원이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인데요. 이게 국회가 국정원에 대북 정보에 대해서 ‘좀 내놔라’ 이렇게 요구를 해서 내놓은 게 아니고 제작년이나 이번이나 국정원이 자청해서 정보를 공개했다는 겁니다. 이번 같은 경우에도 엊그제 국정원측이 국회 정보위소집을 여야 간사한테 요구했다고 하고요. 일정이 맞지 않아서 어제 오전 8시 40분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고 정확히 30분 만에 끝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이 딱 준비해온 거 갖고 와서 이러이러한 상황이 이렇게 됐습니다, 딱 보고하고 끝났다는 건데요. 이건 국정원이 상당히 의도적이고 치밀하게 미리 준비한 방식으로 정보를 공개를 했다,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성완종 리스트 정국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대북 정보를 줄줄이 공개한 것은 아니냐.. 이런 추측도 나오더라고요?
◆ 김성완> 국정원이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왜 이런 정보를 공개했는지 말을 하지 않으니까 원래 항상 뭔가 움직이면 여러 가지 추측과 오해를 받곤 하는데요. 이번 같은 경우에는 그런 예측은 다소 거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국면전환용은 아닐 것이다.
◆ 김성완> 대북 정보가 나온다고 현재 국면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국정원이 왜 그랬을까 이걸 주목을 해본다면요. 두 가지 주목해야 하는 사실을 앞서 말씀드렸잖아요, 그 사실을 종합을 하면 딱 한 가지로 모아집니다. 한마디로 뒤통수 맞아서는 안 되겠다, 이걸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국정원은 없는 북한 정보를 만들어내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정보가 100이면 그걸 몇 만큼 흘려주느냐, 공개하느냐, 이걸 가지고 국정원의 능력을 증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이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언론이나 다른 기관에서 북한 관련되어 있는 중대한 첩보나 정보, 흐름을 공개를 했다? 그러면 국정원에 대해서 어떤 비난이 쏟아지겠습니까?
◇ 박재홍> 뭘 했냐.
◆ 김성완>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 이런 거 하나 모르고 뭐했느냐, 이런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관련되어 있는 정보, 북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있는 상황에서 언론취재가 굉장히 집중됐다고 하면 지금 이번 같은 총살설이 확인되고 흘러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정원이 이런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뒤통수 맞기 전에 우리가 빨리 먼저 선수를 쳐서 공개하자, 이런 의도가 깔려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와 함께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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