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중앙수사단 조사결과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강동·송파 예비군 훈련소에서 동원훈련을 받던 최 씨가 이날 오전 10시 37쯤 다른 예비군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동원훈련 2일차 훈련 중이었던 최 씨는 지급받은 실탄 10발 가운데 1발을 과녁을 향해 쏜 뒤 갑자기 일어서서 총구를 뒤쪽과 오른쪽으로 돌렸다. 최 씨는 모두 7발의 총탄을 발사한 뒤 자신의 이마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사격 훈련장에는 모두 20개의 사로가 있었으며 최 씨는 가장 좌측에 있는 1사로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하던 중이었다.
3사로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하다 최 씨가 쏜 총탄에 맞은 박모(25) 씨는 삼성서울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치료 도중 숨졌다.
최 씨의 뒤쪽에서 다음 사격 훈련을 준비하다 총탄에 맞은 윤모(25) 씨도 삼성서울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목에 관통상을 입어 위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사로와 5사로에 있던 안모(26) 씨와 황모(23) 씨는 각각 수도통합병원과 영동세브란스 병원에 후송됐으며 얼굴에 총탄을 맞은 황 씨 역시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장교 1명이 중앙에 위치한 지휘탑에서 전체 사격을 지휘했고 좌.우측 각각 10개 사로에는 장교 1명씩과 병사 3명씩이 각각 사격을 통제했다.
하지만 최 씨가 7발의 총탄을 발사한 뒤 추가로 1발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을때까지 아무도 최 씨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중앙수사단은 밝혔다. 당시 가장 가까이 위치한 통제관은 최 씨로부터 6~7m 떨어져 있었다.
또, 해당 예비군 훈련장에는 총기를 고정하는 장치가 있었지만 이날 사격훈련 당시에는 총기를 고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육군 관계자는 "고정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규정에 총기를 고정하라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총기 난사를 한 최 씨는 경기도에 위치한 육군 모 부대에서 현역 복무할 당시 B급 관심사병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 관계자는 "최 씨는 2013년 10월 전역해 두번째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었고 복무 당시 관심사병으로 동기생이 밀착관리했다"고 밝혔다.
최 씨와 같이 근무한 A씨에 따르면 최 씨는 현역 복무 당시 중등도의 우울증이 있었으며 인터넷 중독 증세가 있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2년 여름쯤 부대 부적응 문제로 소송 중대를 옮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군 복무 당시 B급 관심사병이었다고 해도 예비군 훈련가 관련한 별다른 제한은 없다"면서 "복무 자료 자체가 예비군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수사단은 전날 입소한 최 씨가 같은 중대에서 훈련을 받은 피해 예비군들과 마찰이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육군은 국립과학수사원 연구원 4명 등 외부 인력을 포함해 모두 68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꾸려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사건을 보고받은 뒤 "사건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이에 대한 후속조치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