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입 막았지만…주류 vs 비주류 '공천전쟁 점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는 최근 당내 상황 등과 관련 논의를 위해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모두발언만 공개하고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창원기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당내 라이벌인 박지원, 김한길 의원을 제외한 범 계파연합체를 가동, 당쇄신과 총선준비에 나서는 한편 재보선 패배의 원인이 됐던 공천제도 개혁에 나서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비주류가 얼마나 호응하고 나올 지가 관건이다.

문재인 대표는 4.29재보선 참패와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발언으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당내분 수습을 위해 정청래 최고위원의 최고위원회의 출석정지 결정을 내리는 한편으로 최고위원직 사퇴를 고수하고 있는 주승용 위원에 대한 복귀설득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조만간 주요당직을 개편해 당 분위기를 일신하는 방안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의 결정을 수용했지만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의 충돌에서 비롯된 당 내분은 여전히 여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당내에 잠복하고 있는 계파갈등 해소를 강하게 압박받고 있는 문재인 대표는 일단 현지도체제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즉 지도력을 유지한 채 해결책을 모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의 측근은 13일 CBS노컷뉴스에 당을 안정화시키고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안철수, 박원순, 최문순, 안희정, 김부겸 등 당내 주요 지도자를 아우르는 총선대책기구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도 "총선에 대비한 회의체 구성을 모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기구의 위상과 역할이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지도부가 회의체 구성에 본격 나설 경우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특히, 당 주류는 문대표의 라이벌인 박지원, 김한길 전 대표의 기구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어서 회의체 구성이 얼마나 힘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문대표 측은 이들까지 포함시킬 경우 "참신성 없는 계파나눠먹기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하지만 당권을 내놓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는 이날 문재인 대표와 가진 오찬회동에서 현재의 위기극복방안으로 문재인 대표의 중앙위 재신임(유성엽), 문대표의 사퇴촉구의 목소리를 내며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한 상태다.

외형적 갈등의 봉합조짐에도 불구하고 당내분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위기해결에 나선 지도부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친노진영은 ▲문재인 대표 리더십 유지를 전제로 총선대책기구로 당내 계파를 모아내고 ▲재보선 패배의 원인이 된 공천개혁, ▲외부인재 영입 등으로 위기를 돌파해 간다는 구상이지만 비주류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역학구도 때문에 어디까지나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다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호남정서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당주류로서는 골치아픈 부분이다. 문대표 측은 "광주와 관악 패배에서 드러난 호남민심 이반의 뿌리에는 친노의 호남홀대정서와 친노의 배후에 문재인이 있다는 지역정서가 자리잡고 있다"며 "호남 대표자가 없는 것은 풀어야할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를 못미더워 하는 호남정서와 호남정서를 등에 업은 비주류의 조직적인 지분투쟁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하면서 야당 내분은 한층 복잡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주류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줄어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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