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이날은 과부하 지적을 받고 있는 불펜이 총동원됐다. 선발 안영명이 허리 통증으로 2이닝 만에 물러나는 돌발 상황 때문이었다.
박성호(⅓이닝), 임준섭(1이닝), 정대훈(⅔이닝), 김기현(⅔이닝) 등에 이어 필승조 송창식(1이닝), 박정진(1⅓이닝), 권혁(2이닝)까지 총출동했다. 선발진과 추격조 이동걸을 뺀 불펜 전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13일 경기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선발 투수의 무게감에서도 삼성이 앞선 데다 한화에는 '마(魔)의 수요일'이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은 올 시즌 수요일 최강팀이었다.
▲火 타올랐던 한화, 水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한화는 올해 10개 구단 중 수요일에 가장 약했다. 1승5패로 승률이 1할6푼7리에 불과하다. 넥센도 1승(4패)이었지만 그나마 1경기가 우천취소됐다.
한 주의 시작인 화요일에는 4승2패로 강했지만 하루 만에 날개를 접은 모양새였다. 일요일(2승4패)과 함께 한화가 5할 밑 승률을 보인 요일이었다. 한화 상승세의 발목을 잡은 게 수요일이다.
현재 한화를 이끌고 있는 필승조의 성적만 봐도 수요일이 가장 위험하다. 권혁(32)과 박정진(39), 송창식(30) 등 불펜 주축들이 수요일에는 모두 피안타율이 3할을 넘었다. 송창식은 4할2푼9리나 되고 박정진도 수요일 피안타율이 가장 높다.(표 참조)
특히 이들은 수요일에 모두 패전의 쓴맛을 본 바 있다. 송창식은 역전 만루홈런을 맞았던 케이티전이 바로 일주일 전이었다. 박정진은 지난달 15일 바로 삼성전에서 1이닝 3실점하며 패전을 안은 바 있다. 한화로서는 마가 낀 수요일이라 할 만하다.
▲火 처졌던 삼성, 水 성난 사자 돌변
반면 삼성은 수요일 최고 승률을 보였다. 6경기 모두 이겼다. 4월 5경기에서 모두 이긴 삼성은 지난주에도 넥센을 5-3으로 제압하며 '수요 전승가'를 불렀다.
사실 삼성은 화요일이 문제다. 2승4패로 한 주를 조금 떨떠름하게 시작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가 최근 통합 4연패 동안 붙었던 '슬로 스타터'라는 별명을 떼나 싶었는데 웬걸 시즌이 아닌 주간에는 여전히 유효했다.
하지만 다음 날 수요일에는 성난 사자로 돌변했다. 화요일 패전을 당하면 어김없이 분풀이를 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한화전 패배 뒤 승리도 포함돼 있다.
반면 유먼은 1승2패 ERA 4.82다. 피가로에 비해 조금 처진다. 다만 지난달 삼성과 대전 홈에서 6이닝 3실점 호투를 펼쳤다. 박정진 등 구원진 난조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그게 15일 수요일이었다.
'수요 최약체' 한화와 '웬즈데이 크레이지' 삼성. 과연 어느 팀의 징크스가 이어질지, 깨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