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면 죽는다'… 北,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총살'

숙청 이유는 불경 가능성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사진=통일부)
북한의 군내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최근 비밀숙청됐다.

국가정보원은 13일, 국회 정보위 긴급현안보고에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30일 비밀리에 숙청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보고에서 현 부장이 평양 순안구역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사총으로 총살됐다는 첩보도 입수됐다고 설명했다.


현영철이 실각, 숙청된 것은 사실이고, 총살인지 여부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국정원은 현영철이 지난달 27과 28일 이틀간 진행된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지만 30일 김정은의 군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의 기념촬영에는 불참했고 그뒤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영철의 숙청 사유는 김정은의 지시를 여러차례 불이행하고 태만했으며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김정은이 주재한 훈련일꾼 대회에서 조는 등 불충스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정원은 모반 가능성 보다는 불경과 불충, 이른바 유일영도 김정은 권위 훼손, 당 방침 지시 집행 태만, 양봉음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체적 숙청 사유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은 이번 현영철의 숙청은 2012년 7월 총창모장 이영호 숙청이나 2013년 12월 당 행정부장 장성택 처형 때와는 달리, 당 정치국 결정이나 재판절차 진행 여부 발표 없이 체포 2~3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이 김정은의 핵심 간부들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되고 있고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 등 공포통치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으로는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북한에 미치는 대내외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방부장관 정도에 해당하는데 김일성 주석 당시에는 군부 서열 1위였고 김정일 시대에는 총정치국장, 총참모장에 이어 서열 3위였다가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총정치국장에 이어 군내 서열 2위인 최고위 직이다.

앞서 북한은 국방위 설계국장 마원춘과 총 참모부 작전국장 변인선, 당 재정경리부장 한광상 등 김정은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핵심간부들을 숙청 또는 처벌한 바 있는데 이 인물들은 우리나라의 부처 차관급에 해당하지만 현영철은 장관급인데다 군부가 중시되는 북한에서 군 서열 2위인 점으로 보아 비중이 훨씬 크다.

한편 국정원은 최근 CNN이 보도한 김경희 독살설에 대해서는 일단 근거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희가 올 1월 평양에서 치료받았다는 첩보가 있기 때문에 지난해 5월 독살설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영철이 정치국 확대회의 등 공식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숙청됐다는 것은 북한의 독재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의 경우 헌법위에 당규가 있고 그 위에 유일영도 10대 원칙이 있는데 최고 지도자의 지시는 무조건 따른다로 돼 있기 때문에 토를 달았다는 것은 불경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그러나 "이번 사건만으로 북한의 불안정성과 연결시키는 것은 조금 빠르다"면서 "주민들에게는 장마당을 허용하고 스킨십을 강화하는 등 군부와 주민을 분리하는 정치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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