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 : 찬성)
- 반만년 역사에 150년뿐인 근현대사가 교과서 절반 지나쳐
- 학교 현장에서 근현대사 너무 많다는 불만 많아
- 이념 논란과는 전혀 무관, 학생들을 위한 개정일 뿐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 반대)
-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부분 축소, 정치적 의도
- 근현대사 입맛대로 간섭 어려워지자 아예 줄이는 방식 택해
-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가기 위한 발판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진재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오는 2018년부터 바뀌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이 줄고 전근대사 부분이 강화됩니다. 그 취지와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양쪽 입장을 함께 듣겠습니다. 먼저 이번 역사교과서 개정 연구책임자를 만나보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진재관 연구원입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 진재관>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금 추진되고 있는 교과서 개정 방향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 진재관> 큰 틀은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역사공부를 하게 하자, 이런 큰 틀에서 역사 교과서 개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향은 내용을 조금은 더 가볍게 가자 이게 전체적인 큰 흐름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근현대사 비중이 현행 50%에서 40%로 줄었다. 그래서 좀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 진재관> 근현대사 부분은, 우리나라 역사를 전근대와 근현대로 크게 나누는 경향이 많은데. 전 근대는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 전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현대는 흥선대원군의 집권기인 19세기 후반부터 시작을 하거든요. 그래서 현재까지 150년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그 150년의 역사를 너무나 지나치게 상세하게 가르치게 하다 보면, 학생들은 그러한 복잡한 상황들을 외워야 한다, 그래서 너무 복잡하다, 이런 의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근현대사를 축소한다라기보다는, 근현대사와 전근대사와의 비중을 어느 정도 조절해서 학생들이 쉽게 공부하게 하자, 이런 큰 틀이었습니다.
◇ 박재홍> 외우는 건 다 똑같고 복잡하기는 근현대사든 고대사든 다 비슷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장에서 근현대사 내용이 너무 많다, 이런 불만들이 많았습니까?
◆ 진재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근현대사가 150년이라면 교과서로 약 300페이지로 본다고 할 때 절반을 150년으로 한다면, 거의 1년마다 한 페이지씩 들어가는 그런 정도로 상세하게 들어가 있다 보니까, 학생들이 동일한 연도마다 변화되는 내용들을 너무나 상세하게 배우는 것에 대해서 학생과 교사들이 동일한 의견을 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막상 보면 근현대사 부분을 줄인 게 아니라 고대사 부분이 늘었다, 그래서 전체 내용은 오히려 더 늘었고 학습 부담이 더 늘었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건가요?
◆ 진재관> 아마도 전체적으로 비교를 해보면 전근대 부분도 이전보다 축소되겠습니다. 합쳐도. 그래서 전체적으로 내용을 한 80% 정도로 축소하는 큰 틀에서 움직였고요. 축소하는 과정에서 근현대와 전근대 이 비율조정에 있어서 근현대 부분이 조금은 학생들한테 편한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말이죠. 아시는 것처럼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든지 친일파 문제, 분단 문제, 군부독재같이, 지금도 극복해야 할 역사의 문제들이 근현대사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우리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그런 지적도 있는 거 아닙니까?
◆ 진재관> 근현대 부분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부담을 줘서 할 만큼 내용을 많이 복잡하게 많이 넣는 것이 정말로 학생들한테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냐에 대해서 저희들이 많은 부분에서 논란이 있었고요. 그렇게 상세하게 어떻게 보면 균형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전근대에 비해서 지나치게 비중이 많았거든요. 그것이 아마 2015 이번 교육과정에서 어느 정도 완화되거나 또는 정상화 방향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이번 개정안을 두고 또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이념 논란 소지가 많은 근현대사 비중이 줄였다, 그래서 그러기 위해서 전근대사 부분이 강화됐다,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입니까?
◆ 진재관> 저희들이 교육과정 개정을 할 때 불필요한 이념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저희들이 가장 염려했습니다. 저희들은 어떤 뚜렷한 정치적인 성향을 교육과정에 담거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한 적 없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학생들의 교육과 무관한 이념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저희들은 가장 우려하고 염려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진재관>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역사교과서 개정 연구책임자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진재관 연구원이었습니다. 이어서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축소되는 개정 방향의 반대 입장을 듣겠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박한용 연구실장입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 박한용>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이번 한국사 개정방향 문제가 있다고 여기시는 이유는요.
◆ 박한용> 내용이나 형식이나 목표, 이런 모든 방향에서 전체적으로 대단히 후퇴했습니다. 문제가 심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전근대와 근현대사를 6:4 비율로 지금 놓고 있어요. 특히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내용은 축소가 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대한민국 임시정부 부분은 현재 교과서에 비해서 내용이 줄었다.
◆ 박한용> 네 그러니까 임시정부 부분 자체도 이런 겁니다. 뉴라이트라든지 이명박 정부에 이야기되는 것이 뭐냐하면, 현재의 대한민국은 임시정부 정통성을 이어받았다기보다는, 해방 이후의 좌우 투쟁 속에서 찾는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건국절을 제정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독립투쟁과 임시 정부로부터 분리시켰던 것이 교학사 교과서 파동이나 뉴라이트 파동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문제점에서 많은 학자들과 독립운동가와 유족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 분량을 핑계로 또는 이념 논쟁을 몰아가면서 독립운동을 축소시키고 임시정부라는 것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뭐냐 하면,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통해서 이룬 국가라는 내용이 사라져버리고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을 단절시키는 이러한 발상, 이렇게 하면서 친일을 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대한민국의 건국 주역이 된다는 논리까지도 정당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러한 방식들을 강조하는 것이 이 개정의 방향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어떠한 친일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올바른 시각을 갖지 못하게 할 우려도 있다, 이런 말씀이네요.
◆ 박한용> 그렇죠. 근현대사에서 불리한 내용들이 많아요, 지금 정부가 주장하는 내용들하고 우리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근현대사들을 자기네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줄여서라도 감축하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제일 큰 문제점이, 전체적으로 정치적 의도성이 강하고, 국가 역사 교육 장악과 통제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 박재홍> 정치적 의도성이 있다 무슨 말씀이세요?
◆ 박한용> 용어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바른 역사 인식을 함양한다든지 이런 용어는 사실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기보다는 재작년부터 뉴라이트 교과서나 교학사의 한국사 고교 검정교과서 당시에 워낙 문제가 많았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 교학사 한국사 편을 들던 정부와 보수세력들이 쓰던 용어들이에요. 이 용어들이. 민주화, 산업화 용어라는 대신에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성장으로 대치가 되어 있어요. 다른 말로 하면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면서, 민주주의에 포함돼 있는 경제 민주화와 자유라든지 평등 이런 것들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어요, 자유민주주의에. 그러니까 대단히 좁게 만들어내고 있고. 무엇보다도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이라고 얘기할 때, 사실 대한민구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40년 독재 시대 아닙니까? 이 시대가 자유주의와 설명이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실현과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나와 있고. 산업화 대신 경제성장이라는 말을 쓰게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산업화가 낳았던 여러 가지 부정적 유산들, 산업화의 문제점을 놓치게 되죠. 경제성장을 했다는 건 전형적인 이른바 발전의 개념이지 않습니까? GNP 몇 프로 상승되는지만 나옴으로써, 산업화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함께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제가 전체적 내용을 봤을 때 이것은 뭐냐 하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고 오늘날 한국의 보수세력들과 현 정치세력들의 입장, 여당의 입장들이 갖는 그러한 시야들이 강하게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의도성이 강하고, 또 이런 식으로 내용을 규정함으로써 국가가 장악하고 통제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역사 교과서 개정연구 책임자들의 말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조정한 것이다, 이런 반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박한용> 도대체 이야기거리가 도대체 전근대가 이야기가 많지 근현대는 얘깃거리가 없다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근현대가 양이 많아진다는 것은 오히려 세계사의 추세에 반대죠. 예를 들자면 전근대는 고정되어 있지만 근현대사는 기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우리 직접적 생활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은 세계사적으로 근현대가 강화되는 추세인데. 느닷없이 우리는 뭐냐하면 전근대가 더 강화하자고 얘기를 하는 게 납득이 안 되죠. 바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얘기하고 있다는 거. 여기에 바로 발맞춰서, 근현대사가 자기 입맛대로 간섭할 수 없게 되니까 차라리 그렇다면 체제 문제라든지 독재 문제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도록 하자, 이것이 이들의 이념 논쟁을 없애자는 주장의 본질적인 내용이에요.
◇ 박재홍> 어떠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가기 위한 단계다 이런 말씀이네요.
◆ 박한용> 그렇죠.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박한용 연구실장이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개정 논란에 대한 찬반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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