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삭감은 정치적 보복" BIFF, 영진위에 공개질의

비공개·서면 결의 등 영진위 심사 과정 의문 투성이, 기재부 승인마저 뒤엎어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국제영화제, BIFF에 대한 국고 지원금 규모를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8억 원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BIFF 조직위가 영진위 측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공식 답변을 요구하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섰다.

BIFF 조직위는 12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지난 4월 30일 발표된 '2015년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공모' 결과에 대한 영진위의 성의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조직위는 "이번 공모의 심사 총평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을 다수 파악했다"면서, "영진위의 결정 과정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고 해괴한 논리를 동반한 파행의 연속이었다고 판단된다"며 정면대응할 뜻을 밝혔다.

BIFF 측은 먼저, 영진위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명실공히 글로벌 영화제로 위상을 점유하고 있어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다수의견에 의해 부분감액 했다"는 예산 삭감 이유와 관련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중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각국의 국제영화제들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과연 국제영화제들이 경쟁하는 세계적 환경을 제대로 고려한 결과인지 의문이라며 영진위의 답변을 요구했다.

또 이번 심사회의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국고 지원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중대한 회의를 심사위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가 아닌 서면의결을 통하고, 특히 공지를 하루 앞둔 야간에 전화를 통해 결정한 방식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정관 12조 4항에 따라 공개가 원칙이고,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도 공개로 진행했던 회의를 유독 이번 심사에서만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했다.

BIFF 조직위는 영진위의 예산삭감이 정부 승인마저 뒤엎은 결정이라는 부분도 지적했다.

올해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에서는 10억 이상 국고지원 국제행사로 승인했는데도 영진위가 그 결과를 번복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영진위 스스로도 지난 2013년에는 ‘2014년 글로벌국제영화제 지원사업 영화제 예산지원 규모 연동 방안’이라는 간담회와 자료를 통해 BIFF의 최대 지원 비율을 기존 40~45%(14억~15.75억)에서 35~50%(12.25~17.5억)으로 공지한 전례가 있는데, 사전에 공지하고 협의를 통해 결정했던 예산 배분 기준을 올해는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지원액을 결정한 이유를 물었다.

끝으로 BIFF 조직위는 "지난해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압력 등 영화제의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시도를 여러차례 경험했다"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이번 예산 감액 결정이 BIFF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 한 것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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