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바닥을 드러내며 사업 중단 우려를 낳았던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2일 충청북도와 충청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충청북도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할 때 정부가 보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에 맞춰 기획재정부도 205억 원의 목적예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4개월의 예산만 편성했던 도교육청은 지방채 발행과 목적예비비로 남은 8개월치의 누리과정 사업비 562억 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처럼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의 재원을 확보하면서 그동안 5월분 공백기의 예산 집행 방법을 놓고 충청북도와 벌였던 책임공방도 더이상은 의미가 없게 됐다.
도교육청은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목적예비비의 용도를 누리과정에 쓸 수 있도록 후속 조치만 이뤄지면 충청북도의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한 만큼 원포인트 임시회를 요청하지 않고 선집행할 계획이다.
목적예비비 지원이나 지방채 발행 시기가 늦어져도 카드사가 먼저 대납하고, 도교육청이 다음 달에 돈을 보내주는 것도 가능한 방안 중 하나다.
게다가 도가 그동안 지방채 발행이 불확실하다며 선납을 꺼려왔던 만큼 문제가 해결된 현재의 시점에서는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재원 확보로 방식의 선택만 남겨 두게 되면서 충청북도와 충청북도교육청도 더이상 볼썽사나운 신경전은 벌이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이처럼 누리과정 파행에 대한 우려는 해소됐지만, 초·중학생 무상급식 분담비율을 둘러싼 도와 도교육청의 줄다리기는 여전히 팽팽하기만 하다.
올해 무상급식을 위해 도와 11개 시·군, 도교육청이 부담해야 할 경비는 910억여 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인건비가 36%인 320억여 원, 운영비가 8%인 70억여 원인데, 이는 모두 도교육청이 부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510억여 원에 달해 전체 소요 경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비인데, 바로 이 식품비를 덜 부담하려는 게 도와 도교육청이 머리를 싸매는 이유다.
애초 식품비를 절반씩 부담하자고 주장했던 도는 최근 한걸음 물러서 70% 선까지는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기 전부터 교육당국이 급식비를 지원하던 배려계층 식품비를 제외하면 60% 정도가 되는데, 여기서 더 양보하겠다는 거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맞서고 있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도교육청이 모두 부담하기로 한 마당에 도가 적어도 식품비의 90% 이상은 부담해야 하고, 특히 부담 비율을 점차 높여 장기적으로 도가 식품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여전히 접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상급식 분담률을 둘러싼 도와 도교육청의 협상은 다양한 채널에서 현재 진행형이고, 이 문제에 정치권도 적극 개입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의외로 빨리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