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미·일간 '신 밀월' 형성으로 동북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었다.
일본의 재무장과 군사대국화 움직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미·중 대결의 명분상의 이유가 모두 북한의 위협 때문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도 6.15 남북공동행사 개최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등 민간교류 확대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런 봄바람도 잠시, 북한은 지난 8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으로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북한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고 우려스럽게 판단한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을 저해하는 SLBM의 개발을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앞으로의 대응이 보다 중요한 과제로 다가왔다.
군 당국의 예측대로 라면 북한이 SLBM 기술을 완성할 때까지의 시한은 2~3년밖에 남지 않았다.
SLBM 개발 완료는 핵탄두의 소형화와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포함하는 것이다.
앞으로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 불가피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전례없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SLBM 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과대평가하는 것도 한반도 위기를 부채질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 SLBM 시험에 대해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비판하면서도 군사기술적 측면에선 냉정하게 판단하는 이유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평가절하라는 분석이 많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SLBM 사출시험을 과도하게 평가하게 되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과 국내 정치에 악용될 가능성이 동시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능력이 한층 고도화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남북간 대화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도 된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 SLBM에 대처한다며 또 다른 군사적 긴장을 부르기 보다는, 향후 주어진 4~5년의 시간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은 비판하면서도 제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북한의 SLBM '사출시험'에 대해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제재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유엔도 포함돼있다"고 덧붙여 외교적 해법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