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들 업체 대표들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빼돌려진 돈의 용처를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돈이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 등 포스코 그룹 고위 관계자들에게 흘려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포스코플랜택의 이란 공사대금을 유용한 혐의로 유영E&L 이모(65)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대표는 2013∼2014년 전씨와 짜고 포스코플랜텍이 이란석유공사에서 관리를 위탁받은 자금 922억원(719만 유로) 가운데 650억원을 가로챈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유영E&L은 지난 7일 검찰이 세화엠피, 문수중기 등과 함께 전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업체로 판단, 압수수색한 곳이다. 검찰은 당시 이 대표도 소환해 자금을 빼돌린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의 이란 현지 법인인 'SIGK' 계좌에 자금을 보관하다 회수하는 과정에서 잔고가 130억여원만 남고 나머지 540억원 가량이 국내외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2012년 9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자 이란석유공사와의 거래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세화엠피, SIGK 등 이란 현지법인에 자금을 보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포스코플랜텍이 이란 현지에 보관중이던 자금이 빼돌려지게 된 경위와 자금 흐름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세화엠피 이모 대표를 소환해 전씨가 자금을 빼돌리는 정황을 알고 있었는지, 용처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지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전씨의 세화엠피와 함께 포스코 그룹 수사를 위한 징검다리로 보고 있는 코스틸 박재천 회장에 대해서도 전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철강 원료인 슬래브를 포스코로부터 구입하는 과정에서 원료 구입 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약 20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횡령 및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의 경우 실소유하던 유영E&L과 세화엠피를 통해, 박 회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포스코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코스틸 박재천 회장이나 세화엠피 전씨 등은) 포스코를 통해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권을 얻고 사업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범죄혐의를 찾아 사법처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