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치료비의 구상금 청구를 위해선데, 사건을 담당한 경찰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9월 15일 오전 9시쯤 부산에 있는 한 건물 3층에서 A(34)씨가 추락했다. 창문 밖 에어컨 호스를 잡고 건물 아래로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한 A씨는 골반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건물 3층에는 16살 B양과 C양 등 여고생 두 명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양 등은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난 것으로 전해졌는데, A씨가 추락한 경위에 대해서는 양 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A씨는 B양 등이 자신을 폭행하는 등 위협을 가해 창밖으로 탈출을 시도했다고 진술했고, B양 등은 A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비명을 지르니 스스로 창밖으로 뛰어내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 측의 주장이 워낙 상이한데다, A씨가 병원에 입원 중인 점을 감안해 사건을 내사 중지시켜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3월 B양과 C양은 물론 이들 학생의 부모에게 A씨의 병원 치료비 7백여만 원에 대한 구상금 청구 결정을 내렸다.
공단 측은 학생과 부모들에게 전해진 구상금 청구 결정문에 B양과 C양을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로 명시하고 보호자인 부모가 A씨에 대한 치료비를 내야한다고 고지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차후에 있을 소송에 대비해 사건 발생 직후 관할 경찰서로부터 회신 받은 보고서를 토대로 구상금 청구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회신 받은 사건 보고서를 토대로 구상금 청구결정을 내렸다"며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지만 차후에 있을 소송 등에 대비해 근거를 남겨 놓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발생 보고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 전 수사 개시를 위한 것이라며 공단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은 "사고 직후 남성이 병원에 입원을 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며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가해자라고 명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폭행 사건 등에 대한 진위여부가 불분명할 경우 구상권 결정 유예 처분을 할 수 있어, 공단 측의 섣부른 결정이 행정 편의를 위해 진행됐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기도 전에 B양과 C양은 물론 그 가족들은 가해자라는 멍에를 안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