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지 정확히 1년 됐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 호전 징후는 없다.
이 회장의 병세 차도를 묻는 질문에 돌아오는 삼성측의 대답은 짧고 내용에도 변화가 없는 게 꽤 됐다.
왕왕 근거없는 이 회장 위독설을 넘어 그 이상까지 갔다는 소문들이 돌았지만 삼성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앉아 재활 운동을 할 정도로 회복했다는 것 외에 보다 구체적인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심폐 활동을 포함한 신체 기능이 대단히 안정적이라고 한다.
◇ 이 부회장만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 기회이자 과제
이 회장 와병 1년이 삼성에 준 변화는 적지 않다. 삼성 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에 이은 상장이 눈에 띄었다.
계열사 간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한 삼성은 이제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그림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진의 늪으로 빠지는 듯했던 스마트폰 사업이 올 들어 다시 살아나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삼성측은 그렇게 불리기 꺼려하지만 ‘이재용폰’으로 통하는 갤럭시S 6의 선전으로 2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의 한쪽 날개가 살아나면서 다른 한쪽 날개인 반도체 사업의 꾸준한 호조로 2분기 또 한 단계 실적 상승을 맛보게 될 경우 이 부회장의 미래 불확실성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에게는 이제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아닌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특유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으며 동시에 기회 또한 맞고 있다.
드러내길 꺼려하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광폭행보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1년간 달라진 삼성의 한 단면이다.
이 회장의 와병이 장기화되면서 삼성 내부에서는 금기시되는 전망이지만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가 더욱 굳어지고 속도도 빨라질 게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