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의 당부 "한화 필승조 과부하? 걱정마시라"

'아직 문제 없다고요' 한화 수호신 권혁이 8일 두산과 원정에서 막판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잠실=한화 이글스)
올 시즌 초반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 5할 이상의 승률로 '만년 하위팀'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8일 현재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17승14패)를 달린다.


그 중심에는 '필승조' 권혁(32)과 박정진(39)이 자리잡고 있다. 이 좌완 듀오는 경기 후반 든든하게 뒷문을 잠가 팀 승리를 지켜낸다. 권혁은 윤규진(31)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마무리를 듬직하게 맡았고, 박정진은 그 앞에서 승리의 발판을 놓는다.

하지만 이 둘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게 아니냐는 걱정어린 목소리도 나온다. 연일 접전이 이어지는 데다 믿을 만한 불펜이 부족한 팀 상황 때문이다. 둘은 나란히 10개 구단 투수 중 최다인 20경기씩 등판했다. 팀 전체 경기의 3분의 2 가까운 출전이다.

지난 7일 케이티와 대전 홈 경기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한화는 6회 박정진을 조기 투입했다. 3-0으로 앞서다 3-4로 뒤집한 상황이었다. 박정진은 6회 위기를 넘겼지만 7회 고비에서 흔들렸다. 안타 2개와 볼넷과 폭투 등으로 2실점했다.

수호신 권혁도 힘들었다. 한화는 3-6으로 뒤진 7회말 동점을 만든 뒤 8회부터 권혁을 냈다. 그러나 권혁은 9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에 이어 희생타로 결승점을 허용했다. 조금씩 지칠 때도 됐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이들은 하루 만에 건재를 과시했다. 8일 2위 두산과 경기에서 나란히 접전 상황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정진은 7-5로 쫓긴 7회 1사 2루에서 등판, 1피안타 1사구 무실점했다. 승계 주자 1명이 홈으로 들어왔지만 7-6 리드를 지켰다.

'혁아, 난 좀 힘들다?' 한화 필승조 박정진이 8일 두산과 원정에서 온 힘을 다해 투구하는 모습.(잠실=한화 이글스)
이어 권혁이 나와 전날처럼 2이닝을 소화했다.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한화는 10-6으로 승리했다.

이런 상황이 힘겹지 않을까. 특히 권혁은 10개 구단 불펜 중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채웠다. 20경기 31⅓이닝을 던져 선발로 보직을 바꾼 팀 동료 안영명(31이닝)보다 많다. 당당히 평균자책점(ERA) 4위(2.87)이지만 이닝이 많다.

권혁은 세이브 1위(8개) 임창용(삼성), 윤길현(SK)에 이어 2위(7개)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14이닝을 채 던지지 않았고, 권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마무리 중에서는 그나마 윤석민(KIA), 윤명준(두산)이 17⅔이닝으로 많이 던졌다. 등판 전 불펜 투구까지 합하면 권혁의 부담은 더 크다.

하지만 권혁은 큰 문제는 없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8일 경기 후 권혁은 일단 "힘들긴 하다"고 웃으면서 운을 뗐다. 권혁은 7일 36개 투구를 소화한 뒤 8일에도 25개를 던졌다.

권혁은 그러나 "그래도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진이 형도 그렇고 나 역시 정신력으로 이겨낸다"고 덧붙였다.

과부하와 혹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권혁은 "언론이나 팬들께서 우리들이 힘들까 봐 걱정하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고맙다"면서 "하지만 (김성근) 감독님도 조절해주시고 나도 힘들면 쉬기 때문에 무리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선발 투수진의 소화 이닝(31경기 138이닝)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권이다. 불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걱정과 우려 속에 아직까지 한화 필승조는 괜찮지만 선발이 더 분발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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