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양가 부모님을 위한 용돈 50만 원과 스승의 날 학교 선생님은 물론 학원 강사들 선물까지 30만 원, 어린이날 자녀 선물, 그리고 기념일 외식비를 더해보니 '출혈'이 컸다.
강씨는 "남편 월급만으론 빠듯해 보너스가 5월에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5월엔 결혼식도 많아 6~7월에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만 받고 편의점 주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대학생 권현준(21)씨에겐 가정의 달 지출이 더욱 부담이다.
매달 30만 원을 벌어 교통비와 식비로 거의 쓰는 처지임에도, 지난 7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드릴 양말 네 켤레를 샀다.
"힘들다고 이런 날들을 모른 체하면서 넘어갈 수는 없잖아요."
나중에 더 큰 돈을 벌면 그때는 신발이라도 사드리고 싶다는 권씨의 말이다.
◇ '등골브레이커'의 달 5월, 선물 고르는 고민, 고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로 이어지는 가정의 달 5월은 '마이너스의 달'로 통한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날'이라는 인식 속에, 이른바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는 고가의 선물들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고민도 깊어진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선물 품목이나 가격대를 묻고 답하는 질의응답이 흔하다.
직장인 이진희(31·여)씨도 "선물로 꽃을 드려도 부모님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 이제는 꼭 현금으로 드린다"며 '현금 대세론'을 따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어버이날의 상징인 카네이션도 최근엔 실속을 따져 카네이션 모양의 비누나 양초로 대체되기도 한다.
자녀 교육이 주된 관심인 학부모 사이에서는 스승의 날 선물이 화두인데, '가벼운 선물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비용도 비용이지만 선생님도 선물을 꺼린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근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스승의 날 지출 계획이 '있다'는 응답과 '없다'는 응답이 절반씩을 차지했다.
서로에게 부담이 되기보다는 정성이 오가는 감동의 선물은 무엇일지, 5월의 고민은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