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 정부는 공사에 참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거 및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새로운 도시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의 도시'라는 별칭이 붙은 가장 큰 규모의 도시에는 쇼핑몰과 헬스장 등을 갖춘 빌딩 55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은 201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수백만 명이 살고 있는 카타르는 공사 현장의 열악한 환경과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문제로 이전부터 계속 인권단체와 언론 등의 주목을 받아왔다.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에서 네팔 노동자들이 하루에 한 명꼴로 죽고 있다는 통계를 내기도 했다.
극심한 노동 환경은 일종의 '노예 계약'과도 같은 중동 국가 특유의 고용 계약 체계인 '카팔라' 시스템 때문이다.
카팔라 시스템하에서 고용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직업을 바꾸거나 나라를 떠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카타르의 노동사회부 장관 압둘라 빈 살레 알쿨라피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안에 카팔라 시스템을 없애겠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쿨라피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7개월 안에 카팔라 시스템을 일반적인 고용 계약 체계로 대체할 것을 90%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 되면, 기존과 달리 최대 5년간 고용이 보장되며, 사흘 전에만 관련 기관에 통보하면 퇴직과 출국이 가능해진다.
또 카타르 정부는 오는 8월 중순까지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 지불을 전자 지불 방식으로 바꿀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경기장 공사 등 월드컵 관련 건설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그동안 종종 임금 체불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 왔다.
카타르 정부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 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당국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