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차행전 부장판사)는 과로하다 숨진 택시기사 최모씨의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최씨는 62세이던 2013년 택시회사에 취업해 주6일 하루 평균 12∼14시간씩 일했다. 사망 전 4주동안에는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83시간에 이를 정도로 과로했다.
근로계약서 상에는 주 40시간만 일하게 돼 있지만,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에 근무 교대도 미뤘다. 그러나 입사 반년이 지나 어느날 새벽 출근 직후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심인성(심장질환 관련) 급사였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하루 약 12시간 이상 운전했고 일요일에 일하기도 하는 등 과로가 상당히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인성 급사의 촉발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최씨가 고지혈증, 고혈압을 앓고 있었지만 업무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질병의 진행속도가 빨라져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근로 시간이 고용노동부 '심장질병 유관성 판단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주 평균 60시간 근로·발병 전 4주 동안 주 평균 64시간 근로)을 초과한 점, 고령이었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