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6일 모두 세 차례 회동을 열고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막판 협상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여당은 지난 1일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가 합의한 사안을 문제 삼았다.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대타협기구의 활동 근거가 될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 운영규칙' 내용 중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6.5%에서 향후 50%로 인상한다"는 문구였다.
청와대가 '월권'이라며 강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고, 여당 일각에서도 재원 고갈이 예고돼 있는 국민연금의 추가 보험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야당은 공무원단체가 국민대타협에 나선 대의명분이 '공적연금 강화'에 있다며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연계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결국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소득대체율 상향 부분을 '부속문건에 명기'하는 방안이었다.
국민연금 논의를 위한 국회 규칙에는 '상향' 문구를 적시하지 않되, 규칙의 부칙에 '별첨 자료'를 붙여 그곳에 '소득대체율 50%로 상향', '공무원연금 개혁에 따른 재정절감 분 20% 공적연금 강화에 사용' 등의 문구를 넣는 방식이었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규칙에 수치를 명시하게 되면 향후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정치연합 입장에선 국민연금 개혁 협상을 이어갈 수 있게 절충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새정치연합은 부칙에 첨부된 자료라도 규칙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판단, 잠정 합의와 동시에 의원총회에 붙여 만장일치 찬성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분위기는 험악하게 흘렀다. 법적인 효력이 있을 수 있는 판단에 더해 '소득 대체율 50%’ 명기의 정치적 함의가 작지 않다는 반대여론이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규칙의 부칙에 붙이는 별첨 자료는 사회적 기구 구성의 근거 정도에 불과해 반드시 소득대체율 50%로 상향이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최고위원들이 수치 명기 자체를 부담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법적인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나중에 불거질 수 있는 논란거리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주를 이뤘다는 얘기다.
여당은 의총까지 소집해 소득대체율 부속 문건을 만들고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을 완료할지, 협상 자체를 무효화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결국 의총의 판단은 '50% 명기'는 불가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날 협상시한이었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국회처리가 '물 건너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