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제품과 마찬가지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상사례 신고가 급증한 유산균 제품을 보면, 식약처가 백수오 원료에 대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관대한 행정을 해왔는가를 알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박윤옥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2013년 백수오가 2건, 유산균이 1건이었던 이상사례 신고건수는 지난해 3월에는 각각 27건, 24건으로 급증한다. 이에 식약처는 곧바로 유산균 제품 생산 업체를 방문 조사하고 자료제출을 요구한다. 유전자 검사 등 정밀검사와 건강기능식품 안전평가단 자문단 회의까지 모두 한달 안에 이뤄진다.
식약처는 그러나 백수오 원료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 7월이 되서야 이상사례 신고내용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식약처는 이때 대응방안 회의를 열었다고 주장하지만 회의록 한장 남아있지 않다. 유산균 제품 검사 때와는 달리 방문조사는 커녕 기업으로부터 모두 '적합' 하다는 내부 원료 시험성적만 제출받는다.
앞서 식약처는 이미 2006년부터 농촌진흥청과 한의사협회 등으로부터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백수오 제품에 대한 경고나 조사 요청 등을 받아왔다. 그러다 2013년에 백수오 제품을 들여다보긴 한 셈인데, 착수 시점이나 방법 등 모든 면에서 떠밀리듯 한 모양새다. 1월 말 원재료 검사도 백수오 제품 이상사례 신고가 폭증한 지난해 초로부터 일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식약처 내부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면서 "한국소비자원이 얼마나 답답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직접 원물을 수거하고 검사해서 결과를 발표했겠냐"고 비판했다.
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제품의 문제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식약처가 내츄럴엔도텍을 보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서는 식약처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17일 공정거래위에서 개최된 백수오 관련 부처 관담회에서 "소비자원 조사결과에서 내츄럴엔도텍 결과는 빼고 언론에 보도하자"고 한 바 있다. 내츄럴엔도텍에 대해서는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검찰 수사 이후 발표하자는 주장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이목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식약처가 특정업체를 부적절하게 옹호했다"면서 "식약처가 내츄럴엔도텍 조사결과에 대해 시간을 끄는 사이 업체 임원들은 주식을 팔아 22억 규모의 차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은 내츄럴엔도텍 측에 원료를 보관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원료 일부를 확보했지만 만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같이 요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