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허수아비 시행령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행령 개정안을 제출하고 특별법에 근거한 특조위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시행령은 기획조정실에서 이름만 바꿔 행정지원실을 설치하고, 핵심 보직에 파견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특조위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게 특조위 측 주장이다.
이 위원장은 "모법인 특벌법에 반하는 시행령으로는 특조위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오늘부터 특조위 자체적으로 특별법에 충실한 시행령을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조위는 또 시행령과 별도로 특조위 내부적으로 모법에 맞는 규칙을 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시행령에 얽매이지 않고 활동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위원회 규칙을 만드는 것"이라며 "시행령이 모법인 특별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많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행령이 통과됐다고 해도 특조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주어진 여건 내에서 조사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조위는 ▲업무 완결성과 신속성을 위한 상근 상임위원의 업무 지휘 감독권 보장 ▲특별법이 정한 업무 범위 반영 ▲민간 중심의 조사 활동 실시 ▲행정 지원 사무 중심의 공무원 파견 등의 내용이 시행령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도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령 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