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지사실로 가서 이야기 하자"며 자리를 옮긴 뒤, 작정한 듯 자신의 개인 수첩에 적힌 메모까지 확인해 가며 이야기를 꺼냈다.
홍 지사는 "윤 전 부사장은 경남기업의 업무 부사장이 아니라 정무 부사장으로, 성완종 전 회장의 정치적 로비 창구"라고 지목했다.
그는 "(윤씨가) 심부름을 이것만 했겠느냐. 대선, 총선 때도 똑같이 심부름을 했을 것"이라며 "그중 배달사고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배달사고 가능성도 다시 한번 지적했다.
그는 특히, "처음에 사건이 터졌을 때, 윤씨가 인터뷰한 것을 보면은, 회장님이 돌아가시면서까지 그 말씀을 했는데, 내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 했다. 그게 첫 일성"이라며 "왜 성완종이라는 사람이 확인하러 갔을까. 그건 늘상 정치권에서 있었던 배달사고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나에게 돈을 전달 한 게 확실하다면 성 회장이 측근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녹취까지 했겠냐"며 "성 회장이 측근들과 함께 윤씨가 입원한 병원에 간 것은 배달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시 확인하러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씨는 망자의 사자일 뿐이다. 모든 증거가 윤씨의 입으로부터 비롯이 됐고, 자기 진술에 증명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십년 지기가 한 얘기를 녹취하고, 회장하고 한 얘기도 녹취를 하고, 그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계속했다"며 그것은 자기 진술에 신빙성을 제고하기 위한 말하자면, 작출한 증거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검찰이 오로지 윤씨 한사람의 입에서만 붙어있다"며 "중요한 것은 그 불법자금이 나한테 전달됐느냐 여부가 중요하고, 배달사고냐, 안 그러면 딴 데 썼느냐, 그게 중요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당 경남도당은 이날 오후 '홍준표 지사는 한국의 베드로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홍 지사는 아마도 이번 사건을 '배달사고'라고 규정하고 싶은 듯하다"고 밝혔다.
도당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일이지만, 홍 지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 '배달사고'라는 홍 지사의 주장은 결국 자신의 범죄 혐의를 벗기 위해 수하의 심부름꾼들에게 죄를 떠넘기는 것으로 이 또한 양심을 속이는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경남도당은 "한 번의 기자간담회에서 세 번이나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주장을 한 것이라면, 홍 지사는 하룻밤에 예수님을 세 번 부정한 베드로와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니 홍 지사를 '한국의 베드로'라고 불러야 할 판"이라며 "그래도 베드로는 바로 회개하고 양심의 목소리를 따랐다, 부디 홍 지사도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을 때에는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