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위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커쇼는 38⅔이닝 51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삼진을 잡고 있다. 삼진 비율이 32.7%다. 볼넷 역시 고작 7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커쇼의 성적이 떨어졌을까.
ESPN 데이비드 쇼엔필드는 커쇼의 피홈런 5개를 분석했다. 그리고 나온 커쇼의 공략법은 바로 초구 패스트볼이었다.
커쇼는 올해 5개의 홈런을 맞았다. 2013년 236이닝 11피홈런, 2014년 198⅓이닝 9피홈런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수치다. 커쇼가 허용한 5개의 피홈런을 살펴보면 4개가 패스트볼이었다. 그리고 그 중 3개가 초구였다.
물론 이 기록 만으로 커쇼 공략법이 초구 패스트볼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쇼엔필드는 "포수가 몸쪽을 요구하는데 커쇼가 공을 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3개의 홈런은 로케이션이 좋지 않았다. 또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맞은 슬라이더는 99번째 공이었다. 찰리 블랙먼(콜로라도 로키스)만 커쇼를 제대로 공략했다"면서 "사실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 블랙먼, 제임스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구는 펜스를 어렵게 넘어갔다. 커쇼로서는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커쇼의 초구가 예전보다 더 공략 당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커쇼의 초구가 플레이 상황이 될 경우 피안타율 4할7리/장타율 8할5푼2리다. 지난해 2할9푼1리/4할6푼4리에 비해 껑충 뛰었다.
특히 초구가 플레이 상황이 된 27개의 공 가운데 24개가 패스트볼이었다. 이는 지난해에도 비슷했다. 플레이 상황이 된 114개의 초구 가운데 105개가 패스트볼이었다.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할 때가 그나마 공을 그라운드로 보낼 확률이 높았다.
반면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커쇼는 '난공불략'이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피안타율 1할1푼4리/피출루율 1할4푼7리/피장타율 1할7푼8리였던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1할4푼1리/2할1푼2리/2할6푼9리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초구 패스트볼이 커쇼의 공략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쇼엔필드는 "커쇼는 괜찮을 것이다. 몇 차례 실수가 나왔고, 플라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등 운도 없었다"면서 "커쇼가 곧 제 모습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타자들에게는 그 때까지가 커쇼를 공략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커쇼이기에 굳이 꼽은 약점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