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징용' 일본산업시설 세계유산 등록 유력

유네스코자문기구, 메이지 산업시설 23곳 등록 권고…일본유산 권고 후 등록불발 사례없어…정부, 등록반대 외교노력 방침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이 유력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이 4일 보도했다.


ICOMOS는 23곳이 세계 문화유산으로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세계 유산 등록의 최종 결정은 6월말부터 7월초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이뤄지지만,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추천한 문화 유산 중 ICOMOS가 권고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일본, 인도, 독일 등 21개 위원국이 합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 정부는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이 세계 유산에 등록되는 것은 인류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보호하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위원국가들을 상대로 등록 반대 외교전을 펼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정부는 앞으로 21개 세계유산 위원국들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강하게 설득해 나가는 한편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14년 1월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의 야하타(八幡)제철소, 나가사키(長崎)현의 나가사키 조선소(미쓰비시 중공업)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 총 23개 시설을 산업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 이 가운데는 과거 5만7천900명의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7개 시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일본은 태평양 전쟁 중에 조선인을 대거 미쓰비시 조선소에 끌고 가 군함을 만들게 했는데, 징용된 조선인 중 1945년 8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았다.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는 2013년 후지산, 작년 도미오카(富岡) 제사공장(군마<群馬>현 소재)을 비롯해 여태 총 14차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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