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주전 3루수가 시즌 중 한 경기쯤 쉬는 것은 그리 큰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황재균이라는 이야기가 다르다. 황재균은 2011년 7월8일 SK전부터 1일 한화전까지 476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1위 최태원(LG 코치)의 1014경기와 아직 큰 차이가 있지만, 현역 선수 가운데는 최다 기록이다. 통산으로도 8위에 해당하는 기록.
출전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종운 감독도 "상황을 봐서 대타로 내겠다"면서 "욕심이 다른 게 아니라 야구에 대한 욕심이라 좋다"고 말했다.
정작 황재균은 담담했다.
경기 전 만난 황재균은 "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통증이 심했다. 연속 선발 출장이 뭐가 중요하냐. 1경기를 뛰려다 10경기를 못 뛸 수 있다고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셨다"면서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은 애착이 많다. 감독님이 두 번 배려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웃었다.
결국 황재균은 7회초 1사 1, 2루에서 6번 김대우를 대신해 타석에 섰다. 이후 3루 수비도 봤고,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볼넷도 얻어냈다.
단순히 기록만 보지는 않는다. 황재균은 올해 몸 불리기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오프시즌 식단 조절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집을 불렸고, 둔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 1시간씩 따로 스트레칭까지 병행했다.
결과는 좋다. 27경기에서 타율 3할3푼에 홈런도 7개나 때렸다.
황재균은 "스피드도 버릴 수 없어서 더 열심히 훈련했다. 잘 되고 있으니, 잘 한 것 같다"면서 "홈런에 대한 목표는 없다. 몇 개라고 정해놓으면 힘이 들어갈 수 있다. 그냥 치는 데까지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재균의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477'로 늘렸다. 올해 남은 117경기를 모두 출전한다면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은 594경기로 늘어난다. 4위 김인식의 606경기, 3위 이범호(KIA)의 615경기, 2위 김형석의 622경기도 사정권이다. 그야말로 '철인' 황재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