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민노총, 경찰과 격렬 충돌…靑길목 '아비규환'

차벽·물포·최루액VS밧줄·쇠막대·우산…30여명 연행(종합2보)

(박종민 기자)
노동절인 1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청와대 길목인 서울 경복궁 인근 안국동사거리는 아비규환이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세월호 유가족이 합류해 청와대로 행진을 하려다, 이를 막아선 경찰과 5시간 넘게 격렬한 충돌을 벌이고 있다.

연행자만 30여명이다.

(박종민 기자)
1일 밤 8시 30분부터 유가족 130여 명을 포함해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경찰추산 1300명)은 안국동사거리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세월호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앞서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절 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 상당수가 종로 곳곳에서 행진을 벌이다 경찰과 대치하고선 집회를 정리한 뒤 모여든 것이다.

당초 농성장이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추모 문화제를 열 예정이던 유가족들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문화제 직후 밤 9시 25분쯤부터 행진이 시작되자 경찰은 경찰 버스와 사람 키높이의 폴리스라인 펜스, 방패 등을 동원해 행진 참가자들의 청와대행을 가로막았다.

(박종민 기자)
'원칙적으로 운용하지 않겠다'던 차벽도 어김없이 다시 등장했다.

이에 맞서 행진 참가자들은 밧줄로 경찰 버스를 묶어 차벽을 허물려 했고, 쇠막대로 펜스를 두드리더니 여러 명이 달라붙어 들어 올리고선 걷어냈다.

20미터 폭의 인도에 세워졌던 폴리스라인 펜스 5개 가운데 경찰이 지킨 건 단 한 개였을 정도로 양측은 격렬하게 부딪혔다.

경찰이 최루액인 캡사이신을 마구 뿌려댔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우산을 꺼내 일부를 막기도 했다.

(박종민 기자)
경찰은 살수차까지 동원해 물대포를 여러 차례 쏴댔다.

거듭된 해산명령 속에서도 도로점거를 통한 노숙농성이 자정을 넘겨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행진 과정에서만 30여명이 연행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경찰관 2명도 충돌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자유발언대가 설치되고, 유가족 간담회가 예정되면서 양측의 대치는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충돌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한편, 알바노조 소속 8명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1일 노동절 사전 집회 과정에서 맥도날드 매장을 기습 점거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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