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도심 행진을 벌이면서 경찰은 원칙적으로 운용하지 않겠다던 차벽을 다시 꺼내 대치가 이어졌고, 연행자도 속출했다.
이날 민주노총과 세월호 유가족 등 5만 명(경찰추산 2만 2,000명)은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장 구조 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와 함께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노린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붙이려는 박근혜 정부의 아집은 이제 법도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부패한 뒷돈으로 대통령 자리를 사는 정권,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엔 관심조차 없는 정권,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을 재물 삼아 재벌의 배를 더 채우겠다는 정권은 더이상 정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노동절 대회 손팻말에는 "끝내자! 박근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오후 4시 30분쯤부터 을지로와 종로2가를 거쳐 행진하던 중 낙원상가를 지나 창덕궁 삼거리 앞 등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던 차벽을 또다시 설치한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밧줄 등을 이용해 이를 허물려 하고 경찰 역시 최루액인 캡사이신을 살포하는 등 양쪽의 물리적 충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후 6시 30분 현재 10명이 연행됐고, 집회 참가자들은 다시 종각역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앞서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에서 대규모 노동절 집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는 여야 당대표도 참석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부는 일방적인 노동시장 구조 개혁 추진으로 갈등을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노사정 모두가 윈윈하는 대화를 위해 정부에 대화 재개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재정 절감을 위해 공무원이 좀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필요하다"면서도 "정부여당의 주장처럼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는 건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알바노조 소속 8명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이날 노동절 사전 집회 과정에서 맥도날드 매장을 기습 점거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