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부인 호남 민심이 제1야당에게 등을 돌린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처방을 내리기 위한 것이다. 호남 민심을 잡지 못하면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도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전략홍보본부 소속 당직자들과 저녁자리를 하고 선거 패배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호남민심 이반으로 광주 서구을과 서울 관악을에서 졌다"는데 공감하고 호남 민심을 되돌릴 방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갔다.
한 핵심 당직자는 "호남 민심의 실체가 무엇이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대안을 만들 수 있다"며 FGI(표적집단면접)방식의 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문재인 대표도 "정확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며 수용하고 이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FGI는 일종의 탐색조사 방법으로 특정 주제를 놓고 자유토론을 벌여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쉽게 말해 호남 유권자들을 만나 심도있는 토론을 벌이고 새정치연합의 문제점과 향후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동안 호남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 패배 이유에 대해 호남에서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부터 문 대표가 아닌 당이 문제라는 의견까지 제각각"이라면서 "당에서 나온 처방도 12가지가 넘는다"며 혼란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전략홍보본부 내에서는 당 혁신 기구를 별도로 꾸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선거로 활동이 주춤해진 기존의 공천혁신추진단과 네트워크 추진단 등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하게 될 것"이라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들 기구를 아우르는 새로운 혁신기구를 마련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혁신기구를 만들 경우 당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홍보위원장에 대해선 외부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문 대표가 직접 광주 등 선거 지역을 돌며 유권자들을 달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당은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당 혁신과 더불어 대(對)여 강경 노선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현안에서 밀릴 경우 무기력한 야당으로 비칠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당 관계자는 "성완종 사건은 별도의 특검을 어떻게 관철시킬지 방법을 찾고 있다"며 "박상옥 대법관 등에서 여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을 상대로 싸울 동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