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측 또 불리한 증인 접촉시도, 홍준표는 장외전…檢 중심 잡을까

이완구 전 국무총리(왼쪽)과 홍준표 경남지사 (자료사진)
'성완종 리스트' 8인 중 가장 먼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과감한 장외전을 펼치고, 불리한 증언자들에 대한 접촉 시도를 계속하고 있어 수사팀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이완구 전 총리측은 지난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 사무실에서 고 성완종 전 회장의 얼굴을 봤다고 불리한 증언한 캠프 자원봉사자 H씨에게 최근까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당시 성 전 회장의 비서와 얘기를 나눈 것을 기억하는 전직 운전기사와 함께 성 전 회장의 얼굴을 직접 본 핵심 목격자이다.

H씨는 최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4월) 20일과 21일에 이완구 전 총리측의 김모 비서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는데 받지 않았다"며 "내가 불리한 증언을 한 것을 알고 전화를 한 것 같은데 그 자체로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H씨는 성 전 회장에 대해 평소 호감을 가지고 있어 얼굴을 똑똑히 알아봤고 인사까지 나눈 것으로 기억하는 인물이다. H씨는 홍성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 행사날 가족 병문안을 가느라 참석하지 못하고, 오후에 캠프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가 성 전 회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H씨는 "그때만해도 성완종 의원 표정이 참 밝았었다"고 성 전 회장의 실물을 본 날을 회상했다. 특히 당일 개청식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햇볕이 너무 따가워 해가리개 모자가 없어 고생했다"고 한 말까지 세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H씨는 "나도 지방에서 직장생활도 해야하는데 이런 얘기를 해서 득이 될게 없다. 그런데 계속해서 성 전 의원을 만난 적도 없다고 하니까 양심에 따라서 기억나는 것을 말한 것이다"며 "나를 특정해서 이완구 쪽이나 측근들에게 계속 전화가 오는 것도 상당히 위협이 된다"고 압박감을 토로했다.

앞서 불리한 증언을 한 전직 운전기사 A씨에게도 이 전 총리 측이 집주소를 수소문하고 위협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증인 위협과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번주부터 이 전 총리측의 일정 담당자와 캠프 관계자를 잇따라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수사팀이 이 총리 측 인물로 처음 소환해 조사를 벌인 일정담당 비서 노모씨는 국회 입성 뒤에 채용돼 2013년 4월 선거캠프에는 참여하지 않은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소환 순서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더욱 과감한 장외전을 펼치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달 30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망자와의 진실게임이다", "메모는 진실성 여부에 대해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증거로 삼기 어렵다"는 의도성 짙은 말을 했다.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메모지의 증거능력을 일방적으로 부정하는 주장에 대해 법조계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검찰에 소환되기도 전에 바깥에서 장외전이 펼쳐지면 수사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수사팀도 이런 부분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중심을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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