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원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전략 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현대기아차 1분기 영업이익 급감… "환율 악화 영향"
현대차는 "환율요인(원화강세)이 부담으로 작용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원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아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조 1,777억원, 영업이익은 5,11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6.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0.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지난해 2분기(-31.7%)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루블화 폭락과 유로화 하락 등 환율 악화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 역시 원화 강세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엔화나 유로화 대비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가격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조선업도 실적 악화… 원화 강세·국제유가 하락 등에 맥 못춰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1,924억원의 영업손실과 1,2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 1,889억원보다 1.9% 늘어난 규모이며, 순손실은 지난해 1분기보다 37.6%나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3조 4,311억원에 비해 23.9% 감소한 2조 6,0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3억원 흑자 전환했지만 전분기 영업이익 1,017억원과 비교하면 74.1%나 급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건조 물량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 원화 강세 등의 영향을 받아 1분기 실적이 대체적으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 면세점 가격경쟁력↓ 중국관광객 일본행… "원화 절상 압력 낮춰야"
엔화 약세로 일본 면세점의 제품 가격이 한국 면세점보다 10~30% 싸지면서 한국 대신 일본행을 선택하는 외국 관광객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
국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원-엔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일본 면세점과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주요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면세점으로 더 몰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인의 한국 관광은 이미 크게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50만 1,1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만 9,061명)과 비교해 17.7%나 감소했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민감 업종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원화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데다 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내수와 해외투자 확대 등 흑자 규모를 줄이는 방법으로 원화절상 압력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정부가 정책적 입장에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지 않도록 어느 정도 일정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