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뻔뻔 아베, 美엔 '깊은 참회', 韓엔 고작 '반성'"

"경제대국 일본? 한국 김 조차 쿼터로 막으면서…"

-아베 연설 뻔뻔해, 美에는 듣기좋은말 늘어놔
-美日화해 상징으로 독도진입시도 정치인 세워
-전후 亞국가에 시혜 베푼듯 스스로 자화자찬
-강화된 美日동맹, 美에 강한 메시지 전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일본의 아베 총리가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12시에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가졌습니다. 우리의 귀는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아베 총리의 입장표명에 관심이 쏠렸었는데요. 하지만 역시나 아베 총리는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국가의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면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밤 사이 전달된 아베 총리의 연설, 그 행간과 의미는 무엇인지 현재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선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을 만난 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김종훈> 네, 반갑습니다.

◇ 박재홍> 어제 밤 12시에 있었던 아베 총리의 미 의회연설. 간단하게 총평을 해 주실까요?

◆ 김종훈> 그 내용은 첫 줄부터 마지막까지 제가 듣기로는 참으로 뻔뻔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우선 전쟁 범죄자였던 자기 외조부를 언급하는 걸로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잘못한 건 하나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시작을 하였고요. 미국에 대해서는 아주 겸손하게 듣기 좋은 말을 늘어놨는데, 반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일본보다는 한 수 낮은 국가들이라는 인식이 곳곳에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참 실망을 넘어서 어떤 행간에서는 굉장히 분노를 느끼게 하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 박재홍> 참으로 뻔뻔스러웠다. 그리고 참으로 분노까지 느꼈던 연설내용이었다는 말씀인데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발언 내용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종훈> 우리하고 관련된 부분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는 'deep remorse'라는 표현을 썼더라고요. 이게 우리말로 하면 '깊이 반성한다' 이 정도겠죠. 그런데 미국하고 전쟁을 했던 그 대목에서는 'deep repentance'라고 언급을 했습니다. 'repentance'라는 건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건데요.

◇ 박재홍> '회개'라는 의미로도 볼 수가 있죠.

◆ 김종훈> 네. '회개한다', '사죄한다' 이런 거고요. (우리와 미국에 각각 쓰인) 두 가지 단어의 의미가 굉장히 다른 걸 제가 봤고요. 그리고 언급한 형식도 말이죠. 깊이 반성한다고 했던 우리 관련 부분은 아주 짧게 이야기를 하면서 곧바로 '이제는 아시아 발전을 계속 이어가겠다'라고 해서 일본이 그동안 마치 아시아 발전에 기여해 온 듯한 방향으로 금방 넘어가 버렸고요. 반면에 미국과의 전쟁을 굉장히 길게 설명을 하면서 일본 측 지휘관의 손자 정도되는 사람을 앉혀놓고 자랑스럽게 '한때는 적이었지만 이제는 친구가 됐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그 지휘관의 손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독도에 들어가겠다고 해서 한번 소란을 피웠던 그 사람인데 그런 것을 보면 정말 참 아전인수가 도를 넘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박재홍> 아베 연설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짚어주셨는데요. 특히 우리가 계속 문제 제기를 해 왔던 위안부 동원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던 거죠?

◆ 김종훈> 그렇습니다. 그 대목을 "전쟁이 나면 늘 여성들이 고통당했다" 이렇게 일반화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버리더라고요. "전쟁만 나면 여성들이 당했다"? 뭐 이런 건 사실 "일본만 그렇게 했던 건 아니지 않느냐?" 이런 말하고 같은 말이거든요.

◇ 박재홍> 그리고 "일본이 전후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도움을 줬다. 이를테면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 대만, 아세안국가들이 발전을 하고 또 이후에 중국이 발전할 때도 일본은 헌신적으로 그들의 성장을 도왔다" 이런 내용을 강조했는데요. 이 점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 김종훈> 그게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고요. 잘나간다는 일본, 즉 일본 지상주의적인 사고가 여실히 표출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보니까 연설 중에 민주주의 하는 국가 중에는 일본이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이라는 말을 했더라고요, "(우리가) 미국 다음이다" 이 말이겠죠. 그런데 그 잘난 일본이 일본 관광객들이 오면 제일 많이 사가는 게 김입니다. 그런데 이 김에 대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입쿼터를 매기고 있어요. 우리가 쿼터 이상 팔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김을 일본에 갖다 팔면 얼마나 팔 수 있겠습니까? 억불단위가 되겠습니까? 그런 나라가 무슨 우리한테 뭘 어떻게 해가지고 우리의 성장을 자기들이 도왔다고, 시혜라도 베푼 듯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도 참 적절하지 못한 역사인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네. 미국 워싱턴 현지에서 1인시위에 나선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편 의원님은 아베 총리의 사과 발언을 요구하는 취지에서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을 하셨는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신 건가요?

◆ 김종훈> 저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내지는 이런 공동번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좀 고발을 하고 또 이걸 반성하기는커녕 계속 역사 세탁을 하려는 시도, 이런 것들을 첫번째로는 미국 국민들이 좀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 중요한 동맹이지 않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김종훈> 그런데 이 두 나라가 잘 지내는 게 중요한데 결국 이렇게 경색된 것이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잘못들에 주요 원인이 있다는 점을 좀 알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 박재홍> 미국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뭐 궁금해 했던 사안들이라든지 말씀해 주셨나요?

◆ 김종훈> 그냥 힐끗힐끗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그룹 학생들이 한 20명이 지나가다가 제가 731전투기에 올라가서 아베 총리가 엄지를 세우고 있는 그 사진을 보면서 "아, 자기들도 학교에서 731부대에 대해서 배웠다, 나쁜 짓이다"고 그렇게 아이들이 이야기를 하면서 가더라고요.

◇ 박재홍> 한편 아베 총리의 일본 방문을 통해 미·일군사동맹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고. 이렇게 됨에 따라서 우리 외교가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종훈> 그렇게 봐야겠죠. 그런데 미일관계가 강화되는 것에 우리가 우려를 해야 된다 하는 상황 자체가 참 우스꽝스럽죠. 이런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느냐의 문제는 그간 아베 총리가 했던 행적으로 봐서는 총리 자신의 입장이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 결국 일본이 기대는 나라는 미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을 향해 설명이나 설득 노력을 조금 더 강화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뭐 우리가 일을 그르치자는 것이 아니고 일을 더 잘 풀어가자는 입장에서 미국을 통해 일본이 조금 알아듣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런 노력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좀 더 강한 메시지를 미국에게 전달하고, 미국을 설득해서 역사적인 사실도 알려야 한다 이런 말씀이네요?

◆ 김종훈> 그렇습니다.

◇ 박재홍> 가장 가깝게는 올 8월로 예상되는 종전 70주년 연설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른바 고노담화보다 진전된 아베담화가 가능할 거라고 보십니까?

◆ 김종훈> 현재까지 판단으로는 무슨 기대를 할 수 있겠나, 좀 난망했습니다. 이번에도 많은 기대를 했었고 미국의 주류 언론까지도 아베가 사과하는 게 맞다고 했는데 결국 듣지 않거든요. 이제 고착화될 대로 고착화 되어서 생각을 바꾸게 하기는 참 쉽지 않겠다, 큰 기대를 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훈> 네, 수고하셨습니다.

◇ 박재홍> 아베 총리 의회연설을 맞아 미국 워싱턴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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