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수원JS컵 18세 이하(U-18) 국제청소년 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린 2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총 56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평일 경기였고 오전부터 날씨도 좋지 않아 관중 동원에 있어 불리한 요소가 많았다.
그러나 티켓을 들고 축구장에 입장한 팬들은 모두 승자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봤다.
우루과이를 상대한 한국의 첫 경기는 무엇보다 스페인의 세계적인 명문 구단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이승우(17)에 대한 관심으로 뜨거웠다.
국내 팬들에 첫 선을 보인 무대다. 축구 팬들은 그동안 인터넷 영상을 통해 간간이 그의 잠재력을 확인해왔다. 작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에서 대회 MVP와 득점왕을 거머쥐면서 더욱 뜨거워진 관심은 연일 JS컵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한국 축구가 열광할만 했다.
이승우는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볼 터치 횟수는 많지 않았다. 경기 초반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몸싸움 능력이 더 좋은 우루과이 선수들 틈에서 공간 확보도 여의치 않아보였다.
그러나 공을 잡을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8분 이승우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돌파해 오른쪽으로 패스를 건네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졌다.
전반 36분에 나온 장면이 백미였다. 중앙선 부근에서 박한민의 발에 맞은 공이 이승우 앞으로 빠르게 연결됐다. 이승우는 곧바로 전진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비수 2명을 제쳤고 세 번째 수비수를 제치는 과정에서 반칙을 당해 프리킥을 이끌어냈다.
한발만 더 안에서 반칙을 당했다면 페널티킥이 선언될 장면이었다. 그만큼 이승우의 돌파는 우루과이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한국 축구가 늘 그리워하는 그런 장면들이다.
이승우는 한살 위 형들과 함께 뛰면서도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이승우의 전반 막판 돌파 때보다 큰 함성이 터져나온 것은 후반 7분에 나온 이동준의 선제 결승골 장면 뿐이다.
임민혁의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받은 이동준은 골키퍼와 1대1로 맞설 기회를 잡았다. 앞으로 달려나온 골키퍼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감각적인 왼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한국은 우루과이를 1-0으로 제압하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선수들은 패기를 앞세워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와 개인기로 축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승우와 함께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활약하는 백승호는 후반 28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의 JS컵 대회 2차전은 오는 5월1일 금요일 오후 5시15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상대는 벨기에다. 마지막 3차전은 5월3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랑스전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