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주택대출…7대은행 월 증가액 5조 돌파

4월 들어 5조2천억 늘어…월간 증가폭으로 5년 만에 최대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월간 증가액이 올 4월 들어서만 5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5조원을 넘은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치솟는 전세값에 집을 사버린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연간 가계대출은 2011년 기록을 깨고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값이 내려가고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은 민간소비를 급속히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9일 각 은행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농협, 기업 등 시중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324조1천378억원에서 이달 27일 현재 329조3천442원으로 증가해 4월 들어서 5조2천64억원이 불어났다.

이는 2조2천685억원이 늘어난 지난해 4월 증가분보다 무려 3조 원가량 많은 것이다.

봄철 이사가 많은 4월 주택담보대출이 그간 전월 대비 1조~2조원 수준에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폭증인 셈이다.

이들 은행의 전월 대비 4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0년 1조586억원, 2011년 2조2천676억원, 2012년 1조485억원, 2013년 9천961억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던 시기와 비교해 봐도 올 4월 증가폭은 두드러진다.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증가했던 2013년 6월(3조4천492억원)에 비해 1조5천억 원가량 많다.

또 주택거래가 활성화된 지난해 10월(3조8천781억원), 11월(3조8천142억원), 12월(3조5천900억)과 비교해도 1조원 이상 많다.

이처럼 올 4월에 주택담보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내린 영향으로 보인다.

이런 여건에서 전셋값이 치솟자 은행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15년 1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에 대한 전세가 비율은 71.0%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높은 전세 가격 때문에 아예 집을 사버린 30~40대 실수요자가 많이 늘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경향은 비수기를 제외하고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에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자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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