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유명우 (前 세계 챔피언)
요즘 인터넷에서 '파퀴아오', '메이웨더'란 검색어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두 사람, 세계에서 주먹을 가장 잘 쓰는 복싱 선수들인데요. 오는 일요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웰터급 통합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만납니다. 이 경기가 왜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지 궁금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메이웨더는 미국의 무패복서입니다. 47전 전승을 기록한 무시무시한 선수구요. 그리고 파퀴아오는 8체급 챔피언 기록을 세운 필리핀의 국가 영웅입니다. 경기 암표만 최대 2억원, 대전료가 무려 2,700억 원입니다.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히 갈릴 정도로 승부는 미지수인데요. 화제의 인터뷰, 이분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우리나라의 복싱 영웅입니다.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인 유명우 한국권투연맹 부회장을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유명우>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들썩들썩한데요. 부회장님도 많이 기대되시죠?
◆ 유명우> 그렇습니다. 저도 우리 시간으로 5월 3일 일요일 아침을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제가 무패복서와 8체급 챔피언의 만남이다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복싱을 모르는 분들은 이 두 선수가 어떤 선수인가 궁금할 것 같아요. 어떤 선수들인가요?
◇ 박재홍> 대단하네요.
◆ 유명우> 파퀴아오 선수는 필리핀의 하원 의원을 지내고 있는 국회의원이에요.
◇ 박재홍> 아, 그래요?
◆ 유명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인파이터를 하는 왼손잡이 선수고요. 시합하면서 인파이팅을 아주 깔끔하게, 또 펀치를 멋지게 구사한다고 해서 '팩맨'이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고요. 그래서 세계 최고의 매치업이 지금 이루어진 거죠.
◇ 박재홍> 방금 말씀하셨지만, 이 두 사람의 별명을 보면 메이웨더 선수는 별명이 '프리티 보이(pretty boy)'네요. 경기가 끝나도 얼굴이 깨끗해서 '프리티'다. 그래서 '프리티 보이'라고 별명이 지어졌고요. 그리고 파퀴아오의 별명은 '팩맨(pac man)'인데요. 닥치는 대로 다 잡아먹는다, 이긴다 해서 '팩맨'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인데요.
◆ 유명우> 예. 그렇죠.
◇ 박재홍> 그런데 두 선수의 대결이 성사될 듯하다가 안 되고, 안 될 듯하다가 되려고 하다가 드디어 됐습니다. 이번 경기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성사됐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 유명우> 예. 두 선수가 실력만큼이나 신경전을 많이 벌였어요.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에게 '피검사를 해야 된다'고 했고요. 파퀴아오는 '피검사를 하면서까지 너하고 시합을 못하겠다.' 이렇게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굉장히 오랜 시간 신경전을 하면서 지금까지 왔거든요. 그런데 두 선수가 또 농구광이에요. 농구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고요. 휴대전화 번호를 교환하면서 급진전된 이야기를 하게 되죠. 그래서 서로 대결하게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농구장에서 농구를 보다가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 한 번 붙자고 해서 경기가 성사된 건데요. 이제 관건은 두 영웅 중에 누가 이길 것이냐. 누가 승리할 것이냐인데요. 누가 이길 거라고 보세요?
◆ 유명우> 그렇습니다. 일단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 복서들의 맞대결인데요. 저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 생각해요. 메이웨더는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갖고 있는 선수고요. 파퀴아오 선수는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갖고 있는 사우스포(왼손잡이) 선수입니다. 저는 파퀴아오의 승리를 점치고 있어요.
◆ 유명우> 예. 왜냐하면 파퀴아오가 왼손잡이 선수거든요. 왼손잡이들이 야구도 그렇고, 복싱도 그렇고 굉장히 유리한 면을 갖고 있어요. 왼손잡이하고 붙게 되면 서로 오픈된 스타일로 맞붙게 돼요. 왼손잡이 선수들 입장에서는 항상 오른손잡이 선수들과 상대하기 때문에 익숙한데요. 반대로 오른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 선수와 시합을 하다가 갑자기 왼손잡이 선수를 만나면 굉장히 까다로운 면을 느낄 수가 있어요.
◇ 박재홍> 주먹이 날아오는 각도가 좀 다르고요.
◆ 유명우> 그렇죠. 각도가 많이 다르죠.
◇ 박재홍> 방향도 다르고 하니까 더 당황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유명우> 예. 굉장히 까다롭게 생각하고 있죠. 링은 도망다닐 곳이 있어도 결코 숨을 곳은 없거든요. 메이웨더가 아무리 빨라도 순간적인 스트레이트 강력한 펀치, 파퀴아오의 강력한 왼손 주먹을 결국은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파퀴아오의 왼손에 결국 당할 것이다, 이런 말씀이네요.
◆ 유명우> 그렇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메이웨더 선수의 전적을 보면, 47전 전승이에요. 47번 중에 한 번도 안 진 선수고요. 말씀하신 대로 수비도 완벽하고요. 또 체력이나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우위라고 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 유명우> 지금 메이웨더는 거의 한 19년 동안 패배를 모르고 전 세계 팬들에게 승리만 안겨줬어요. 그렇지만 어떤 선수보다 강력한 파퀴아오를 만나서는 19년 동안 지켜왔던 승리 대신 패배를 맛볼 수 있는 경기가 될 거에요. 왜냐하면 파퀴아오 선수는 순간 동작에 있어서 여태까지 메이웨더가 상대했던 선수보다도 굉장히 빠른 공격력과 순발력을 지니고 있어요.
◇ 박재홍> 예.
◆ 유명우>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피해가려고 해도 파퀴아오의 강력하고 짧은 왼손 스트레이트를 초반에는 피할 수 있겠지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파퀴아오의 강력한 왼손 주먹이 빛을 발휘하면서 결국은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것 같아요. 시합이 지금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손꼽아 기다리면서 과연 이 선수들의 시합이 어떻게 전개될까 머릿속으로 상상만 계속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참 많은 복싱팬들에게 멋진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유명우> 예.
◇ 박재홍> 부회장님이 파퀴아오 선수의 편을 드셨기 때문에 저는 메이웨더 선수를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중립을 지키도록 하죠.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명우> (웃음) 예, 수고하세요.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이었던 유명우 한국권투연맹 부회장과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선수의 대결을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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