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대상 위험차량 4천600만대, 美 도로 달리고 있다

美 GM 소비자 3분의 1, '자동차 결함' 리콜에 불응

지난해 미국에서 자동차 리콜 건수가 6천만대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자동차사들의 거듭된 수리 요청에 불응하는 등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GM)의 점화스위치 불량과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에어백 결함 등으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리콜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관계자는 GM 등 리콜 단행 자동차사 관계자들을 불러 진행 상황을 살펴본 결과, 자동차 소유주의 3분의 2만이 리콜에 응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품 결함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이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GM측은 지난해 시보레 코볼트 승용차의 점화스위치 불량 리콜 단행 이후 리콜에 불응, 부품 수리도 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성격, 행태 등을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불량 부품 방치시 위험하다는 내용의 화상 이미지까지 첨부해 이메일로 다시 보냈다.

아울러 유튜브와 야후 등 확장 서비스(outreaching)를 통해 수리 기간에 대체 승용차를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텍사스주의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주(州) 박람회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비행기표까지 보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소비자의 98%는 소유 차량에 결함이 있음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소비자 차량의 3분의 1은 아직 수리하지 못한 상태다. 줄리 헤이셀 GM 고객관리국장은 한 세미나에서 "알고 있다고 해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리콜 통보를 한 뒤 18개월이 지나도록 평균 3분의 1이 불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가 매매 등을 통해 소유주가 바뀌면 자동차사는 리콜 대상 자동차를 추적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운전대를 잡는 사례도 생긴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현재 리콜 대상 자동차로 수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중인 자동차가 4천6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중 500만대는 리콜 기간에 소유주가 바뀐 상태다.

NHTSA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리콜 건수는 6천만대로 10년 전의 3천80대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이중 GM 차량(승용차와 트럭)만 2천700만대에 달한다.

GM 결함사고 보상 변호사인 케네스 파인버그의 통계에 따르면 GM 소형 차량의 점화스위치 고장으로 적어도 90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163명이 발생했다.

미국 교통당국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일본의 에어백 납품업체 다카타(高田) 제품도 조사해왔다. 다카타 에어백은 작동시 가스발생 장치의 금속 파편으로 운전자 등이 다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돼 전 세계적인 리콜 사태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미국에서 혼다 어코드 차량 탑승객이 숨졌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만 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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