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안돼"…中 견제

美 "日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해 사과는 하지 않은 채 기존 입장을 또다시 반복했다.

아베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위안부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당한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생각할 때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위안부 문제에 대한 나의 생각은 과거 총리들과 다를게 없다"면서 "그동안 여러차례 고노 담화를 유지하겠다고 밝혀왔고 개정할 뜻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고 강변했다.

"전쟁 중에 여성 인권이 침해 당하기도 했지만 21세기에는 여성 인권이 침해되서는 안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사과의 뜻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이는 전날 하버드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밝힌 입장과 동일한 것이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언급하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위안부 강제 동원, 다시 말해 일본 정부의 조직적 개입이라는 본질을 교묘하게 흐리는 말장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최근 세차례에 걸쳐 사과는 거부한 채 제3자의 입장을 강조한 만큼 29일 미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과거사에 대한 사과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특히 공동 성명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과 관련해 중국의 군사행동을 적극 견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를 위해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통해 전세계 어디서나 일본의 군사적 행동이 가능하도록 길을 터줬다.

양국 정상은 새 방위협력지침에 대해 "동맹 안에서 각각의 역할과 임무를 격상하고 일본이 지역과 국제안보에 대한 기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기자회견을 통해 "미일 동맹이 도발로 비춰져서는 안된다"며 미일 동맹 강화 노력이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일간의 이같은 합의는 아베 총리가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와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사과를 거부하는 등 퇴행적 역사 인식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성명은 "미국은 안보리 개혁을 통해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혀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양국 정상은 TPP와 관련해 "가장 높은 수준의 무역 협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면서 조속하고 성공적인 협정 마무리를 위한 협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아직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TPP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을 통해 세계 금융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또 21세기 두 나라의 안전과 번영은 분리될 수 없고 국경에 한정되지 않는다면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폭력주의 대처 등 글로벌 과제에 공동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별도로 발표한 ‘핵 비확산 조약(NPT)에 관한 미일 공동 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절차에 계속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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