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시보터 한반도 유사시 등 주변국 유사시까지 협력 조건 확대
- 일본이 중국 공격 당할 때, 미국이 중국 공격 당할 때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
- 일본이 미국업고 한국에 개입 가능성 충분
- 한국의 사전 동의 구해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협력 지침에 넣어야 하는데..
- 미국에 맡겨놓고 일본 고치지도 못하고 미국 통해 일본 압박도 못해
- 남북 관계 개선해야 지렛대 역할하며 진영대결 해소 가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4월 28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 정관용> 미국과 일본이 오늘 18년 만에 새로운 방위협력지침에 합의를 했습니다. ‘이번 합의를 통해서 일본 자위대의 활동범위가 전 세계로 넓어지게 됐다’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군이한반도에 자동 개입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제기되는데요. 여당의 원내대표마저 ‘이 정부의 대미, 대일 외교가 실패했다’ 이렇게 지적하고 나섰는데 전문가 의견 듣겠습니다. 한동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김준형 교수 연결합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준형>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체결된 18년만의 새 지침 내용부터 정리해 주시면?
◆ 김준형> 내용 정리하기 전에요, 이게 뭘 의미하는지 좀 규정하고 지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네, 좋습니다.
◆ 김준형> 아시다시피 일본은 교정권이라든지 군대를 가질 수 있는 권한을 제한 받습니다. 2차 대전 일으킨 이후에. 그런데 그것을 제한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미일안보조약이 있고요. 그다음에 일본 국내에서는 평화헌법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김준형> 그런데 이게 지금 방위협력지침은 그 전제 하에서 미일 간에 구체적인 행동지침서입니다. 그런데 이 지침서가 말씀하신 것처럼 1978년에 작성이 됐고요. 97년에, 19년 만이죠? 탈냉전이 되고 한반도 유사상황, 북핵문제가 등장하면서 개정됐고요. 이번에 다시 18년 만에 개정이 됐습니다. 문제는 이 가이드라인이 하위규칙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미일안보조약이나 평화헌법이 가지고 있는 엄격한 제한이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준형> 이것은 전적으로 수비만 한다. 전수방위를 느슨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개정된다는 것이죠. 그게 이번에 어떤 의미에서 지금까지 그런 개정이 확 바뀌었는데 3가지 정도로 제가 보기에는 주목해야 된다고 보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일 협력의 범위가 확대됐고요. 본토만 방위하다가 97년에는 일본 주변, 한반도, 대만, 극동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이 부분이었고요. 이번에 전 세계, 지리적인 제약을 철폐하고 전 세계로 갔고요. 심지어 우주 사이버까지 확대가 됐고요.
◇ 정관용> (웃음) 우주 사이버.
◆ 김준형> 두번째는 협력의 조건이 또 확대됐습니다. 5개 분야, 평시, 무력시, 잠재적 위협시, 일본의 재해, 또 특히 한국같이 주변국이 공격당할 때. 그래서 평시부터 유사시까지, 주변국까지, 그런 조건이 다 철폐되었습니다. 그다음에 세번째도 좀 주목해야 하는데 중국 관련 조항입니다. 센카쿠 방위에 문제가 생길 때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하고 일본을 지원한다는 것하고 그다음에 일본 자위대가 미국을 표적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겠다. 그리고 이 요격을 위한 정보 교환을 하겠다,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세번째는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거네요.
◆ 김준형> 그렇죠. 누가 미국을 향해서 지금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러면 앞에 성격 규정을 해 주셨어요. 미일안보조약에서는 추상적 표현으로 돼 있는 것이 이번에 방위지침, 협력지침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일본 자위대가 활동할 수 있는 반경을 세세하게 풀어주기 시작했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 김준형> 네, 풀어주는데 문제는 풀어주면서 원래 가지고 있는 상위규정보다 넘는다는 거죠. 상위규정은 묶여있는데 하위규정이 상위규정을 이완시키고 루즈하게 만든다는 것이 좀 문제인 거죠.
◇ 정관용> 미일안보조약을 아예 뛰어넘어버렸어요?
◆ 김준형>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왜냐하면 미일안보조약조차도 일본의 전적인 수비만을 규정하고 일본 주변만 얘기하지 전 세계로 범위 확대되는 걸 반대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준형> 이것이 사실 일본 내에서도 비판을 받는 부분입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이번에는 범위를 전 세계로 넓혔다. 그리고 조건을 철폐해서 한반도 유사시에 자동개입 할 수 있게 된 겁니까?
◆ 김준형> 이게 국제법 또 일본 미일방위조약을 내세우면서 이걸 준수하겠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게 도대체 뭘 의미하느냐면 대놓고 한국을 개입하지 않겠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문제점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미일이 지금 연계가 돼 있고 미일이 연계가 돼 있고요. 또 이번에 개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되는 부분이 일본이 미국의 후방을 지원합니다. 이게 섞여버린 거죠. 섞여버린 상태에서 일본이 미국을 업고 한국에 개입할 가능성은 충분하죠.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정부는 미일간의 가이드라인이 우리 한국 측 주권존중을 명확히 한 것을 주목한다, 이렇게 약간 환영하는 것 같은 논평을 내놓았어요. 이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 김준형> 이게 사실 2013년 10월, 이번과 같이 2+2죠. 미일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이 개정에 합의를 18개월 전에 했습니다. 하고 나서 18개월 동안 걸려서 드디어 합의를 하고 발표를 했는데요. 그동안 한국 정부가 꾸준히 두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허락하지 않으면 모른다.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 동의를 받아라.
◆ 김준형> 네, 우리 걱정할 필요 없다. 그리고 또 하나가 뭐냐 하면 이것은 미일 동맹의 문제이고 국제법적 관행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섭할 여지가 없다.
◇ 정관용> 그랬었죠.
◆ 김준형> 그런데 이 부분이 결국 문제는 이게 오히려 미일에게는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가 가능한 거죠. 물론 원칙상은 맞지만 이게 미일간의 문제이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보호에는 국제법적 권리라고 원론적인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이 개정의 목적인 우리가 있고요. 한반도 유사시가 있고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이 개정에서 우리의 의견을 반영시키지 않은 부분을 되돌아봐야 될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우리가 지난 17일에 실무자협의가 있었거든요. 그때 공동 발표문에 이번처럼 좀 구체적이지 않은 원칙만 되풀이했는데 그때 한 얘기가 정작 이번에 발표할 때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안 됐거든요. 지금 얘기도 뭐냐 하면 또 앞으로 우리가 구체적으로 우리 입장을 반영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어떻게 보면, 심하게 얘기하자면 미일입장을 우리가 변호하는...
◇ 정관용> 그러게 말입니다.
◆ 김준형> 국내 여론한테 미국입장과 일본입장을 변호하는 듯한 그런 인상을 받네요.
◇ 정관용> 그러면 우리 입장을 여기에 집어넣을 수가 있었던 겁니까? 미일지침 안에?
◆ 김준형> 그렇죠. 이런 거죠. 국제법적으로 존중한다. 제3국이라고 했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그러니까 이게 뭐냐 하면 구체적이고 확실한 안전장치가 우리에겐 없는 거죠. 예를 들자면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라는 것이 들어가면 훨씬 더 안전장치가 되는데 저는 이게 앞으로... 글쎄요, 정부 말대로 나중에 그걸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킬레스건이 될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미일 입장에서는 그런 제한을 두고 싶지 않겠죠, 당연히. 그런데 한국이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으면 넣을 이유가 없는 것이죠.
◇ 정관용> 한미일 안보동맹 체제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역사적, 현실적 조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일본하고 여러 가지 마찰이나 알력관계, 갈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통해 어떻게 일본의 자세 전환 같은 걸 촉구해 오는 그런 전략을 그동안 펴왔는데 그런데 이번에 다시 확인됐습니다만 미국하고 일본은 역사 문제는 뒤로 제쳐두고 그냥 앞으로 앞으로 자기들 이해관계를 맞춰서 계속 전진하고 가네요?
◆ 김준형> 그렇죠. 우리가 상황인식을 전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우리가 국민 여론이나 일본의 행보 같은 것들 괘씸하지만 실제로 완전히 단절하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에 다 맡겨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준형> 그런데 지금 미국과 일본은, 특히 중국이라는 공통목표에서 거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는데 이걸 미국한테 다 맡겨 놓으면 결국 우리는 일본의 행보를 고치지도 못하고 또 미국을 통해서 일본을 압박하지도 못하고 다 잃어버린 결과가 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리고 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미국 쪽 편에 서게 되니까 중국으로부터는 뭔가 껄끄러운 상대가 돼 버릴 수밖에 없고.
◆ 김준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좋은 겁니까?
◆ 김준형> 다 아시다시피 분명 쉬운 외교는 아닙니다. 일본은 지금 중국하고 대척점에 서서 미국을 잡는 것이 일본의 이해관계와 맞닥뜨려지기 때문에 쉽지만 우리는 둘 사이에서 결정해야 되고 둘 사이에서 굉장히 곤란한데 그리고 또 중미문제가 우리가 독립변수로 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 정도의 지렛대는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계속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지 못하고 위기가 생겼을 때 계속 이거를 강화시키고 특히 미중관계 사이에서 배타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데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아직은 저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당장에 충돌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 정관용> 충돌할 수도 없죠.
◆ 김준형> 어떤 면에서 이런 부분을 보고 제가 요즘 말로 간을 보고 있는 것이죠. AIID라든지 사드라든지 또는 이런 문제로. 그런데 이런 것들의 정당화 근거가 되고 있는 게 뭐냐 하면 북한이죠. 남북한 관계이고 북한 위협이거든요. 그러니까 동북아에서 어떤 진영대결 상황을 우리가 늦추고 그래도 한국이 지렛대를 가지려면 결국 남북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데 어느새 남북 관계 개선이라든지 평화담론이라든지 통일담론이 점점 없어지고 군비경쟁, 사드, 킬 체인, KAMD 이런 것만 지금 계속 강조가 되니까 계속 진영대결이 강화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불행한 일인데 이럴수록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그나마 우리의 지렛대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남북관계 개선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 외침의 메아리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지켜보죠. 오늘 고맙습니다.
◆ 김준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네, 한동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김준형 교수의 도움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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