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하근찬의 아침뉴스' (4월 28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하근찬 앵커
<헤드라인>
▶일본 자위대가 전 세계에서 군사작전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일본이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했습니다.
▶미국 방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네팔 지진 사망자가 4천명을 넘었습니다. 사망자가 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성완종 리스트가 발견된지 보름이 넘어가고 있지만 불법 대선자금 의혹 수사는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입장표명을 재보선 이후로 미룰 것으로 관측됩니다.
▶가짜 백수오를 공급한다고 지목받은 내츄럴엔도텍도 그동안 제품 기능마저 과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오늘 남부지방은 곳에 따라 비가 오겠고 중부지방은 가끔 구름이 많겠습니다.
[하근찬의 아침뉴스 듣기]
▶아베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일 방위지침이 개정되는 등 일본이 외교·군사적으로 새 위상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없이 재무장을 통한 군국화의 길을 엶으로써 동북아 외교지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홍제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미국과 일본은 어제 밤 뉴욕에서 양국간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했습니다.
새 지침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때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없어 가뜩이나 군사주권이 취약한 마당에 미·일간의 일방 합의로 자위대가 한반도에 출병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어제 밤 하버드대학 강연회에서 미국 대중에 대한 첫 발언기회를 가졌지만 군 위안부 등 과거사 인식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로써 우리 시간으로 내일 자정쯤 예정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은 더욱 기대할 게 없게 됐습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과거사 사죄없이 방미일정을 마칠 경우, 우리 외교 대응의 실패 논란은 물론 자칫 과거사 문제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과거사는 분리대응하는 투 트랙 전략을 끈기있게 밀고가는 것 외에는 대안이 별로 없다는 지적입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입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보대화 등을 중단되게 되면 오히려 우리에게 불리해진다. 일본의 논리에 맞는거죠. 한국은 아직도 과거에만 집착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 없다. 이런 논리가 또 먹히는 거니까."
정부는 최근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미국 내 비판적 시각이 확산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국제여론을 무시한 아베의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언젠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의회와 언론까지 나서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또 다시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오늘 연설을 한 하버드 대학에서는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워싱턴 임미현 특파원입니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은 좀처럼 바뀔 기미가 없습니다.
미국을 공식 방문중인 아베 총리는 오늘 하버드대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가슴 아프다고 했지만 사과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의 오늘 발언은 한달 전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입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의 핵심인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강제 동원 사실을 교묘히 숨기면서 왜곡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모레 미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아베 총리가 연설하는 동안 하버드대 학생 150여명과 교민들은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가슴 아프다는 사과가 아니다', '역사를 직시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일렬로 서있는 학생들 때문에 아베 총리는 강연장을 뒷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시위에 함께 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떳떳하다면 나부터 만나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네팔 대지진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구조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지만 사망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 4천명을 넘어섰습니다. 네팔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도 가속화되고 있지만 피해 상황을 복구하기엔 턱없이 모자랄 전망입니다.
보도에 신동진 기잡니다.
= 지난 25일 일어난 네팔 대지진으로 숨진 사람이 계속 늘어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AFP 통신은 네팔 당국을 인용해 지금까지 네팔에서만 4,010명이 숨지고 7,5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만 1천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특히 진앙지인 고르카 지역에서만 최소 223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접 국가인 인도와 중국에서도 각각 67명과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팔 전역에서는 상당수 도로와 통신, 전력 공급이 끊겨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데다 사흘 동안 여진이 100여 차례나 계속돼 인명과 재산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들은 네팔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 대지진 사망자가 8천 명에서 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유럽위원회와 영국 정부가 긴급 구호자금으로 300만 유로와 500만 파운드를 각각 내놓기로 하고, 아시아개발은행도 구호자금 300만 달러는 물론 1단계 재건을 위해 최대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피해 상황을 복구하기엔 턱없이 모자랄 전망입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라지브 비스와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네팔 재건 비용을 최소 50억달러로 추산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도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네팔 국내총생산의 9∼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성 전 회장의 비서를 어제 소환해 12시간 넘게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습니다. 비서는 별도의 뇌물장부가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김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이 어제 오후 성 전 회장의 최측근중 한명인 이모씨를 소환했습니다.
이씨는 12시간 넘게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뒤 오늘 새벽 2시쯤 검찰청사를 나섰습니다.
이씨는 정치권에 금품을 건넸다는 성 전 회장 주장의 진위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른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별도의 뇌물장부의 존재 여부를 묻자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전혀 없었고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이씨를 불러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성 전 회장의 행적과 정치인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당일의 사실관계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는 앞서 수사팀이 소환조사중 긴급체포한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함께 대표적인 성 전 회장의 복심으로 꼽힙니다.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인 지난 8일 변호인과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대책회의를 열었을 때 박 전 상무와 함께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한편 경남기업에 의해 조직적으로 행해진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박준호 전 상무를 긴급체포하고 CCTV 녹화기록을 삭제한 경남기업 직원들을 체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의 사표를 신속히 수리했으나 건강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입장 표명은 내일 재보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학일 기자의 보돕니다.
= 오늘 열리는 국무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주재합니다. 이유는 박 대통령의 건강 때문입니다.
복통과 고열로 매일 링거와 주사를 맞으며 중남미 순방 일정을 소화하다 만성피로에 위경련 인두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루 이틀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내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이에 박대통령의 본격적인 업무 복귀는 빨라야 내일입니다.
박 대통령은 동시에 휴식을 취하며 성환종 리스트 정국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번 효과도 있습니다.
중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어제 오후 이완구 총리의 사표를 전격 수리해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태입니다.
마침 내일은 성환종 리스트 의혹에 대한 민심을 살필 수 있는 재보선이 있습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성환종 정국에 대해 박대통령이 유감 표명이든 사과든 입장 표명이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는 상황입니다.
박 대통령은 재보선 결과를 지켜본 뒤 정치권의 이런 요구에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순방기간 박대통령의 컨디션에 전혀 문제가 없다던 청와대가 귀국 직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매일 링거와 주사를 맞는 순방 강행군으로 박 대통령의 건강이 나빠진 것은 분명하지만, 복잡한 정국에 대응하는 와병의 정치라는 해석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CBS는 우리 안의 또다른 우리인, 중국동포들이 이방인으로 머무르고 있는 현주소를 점검해보는 연속 기획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로, 한국어를 못하는 학생이 한 반에 대여섯 명에 달하는 서울 대림동의 한 초등학교를 최인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중국어로 말하는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 (이중언어강사의 통역) 중국어를 잘하는 친구들 하고만 지낸다고 그러네요."
중국동포인 아버지를 따라 입국해 초등학교를 다닌 지 1년이 된 3학년 가모양은 여전히 한국어가 서툽니다.
기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수업을 따라가는 게 어렵지 않아요?"
가모양/이중언어강사(통역) "좀 알아듣고, 못 알아듣는 부분도 있다고. 그럴 땐 긴장된다고 하네요."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에 있는 대동초등학교에는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학생이 한 반에 대여섯 명에 달합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동포인 이중언어강사 한 명이 수업시간마다 틈틈이 옆에 앉아 통역을 해줬지만, 중국동포만 70~80%에 달해 손이 부족했고,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어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생겨났습니다.
또 다른 3학년 학생입니다.
기자 "한국말을 잘하네요?"
권모양 "배웠어요."
기자 "어떻게 잘하게 됐어요?"
권양 "학원 다녀요."
교사들의 고민은 깊어갔습니다. 대동초등학교 인민지 교사입니다.
"처음에는 필담을 했어요. '너 이름이 뭐니' 그럼 못 알아들어요. 그럼 명(名)자를 쓰면 이름을 이야기 해줬어요. 나이에 맞다고 그 학년 들어가서 수업을 들을 수가 없어요. 복도에서 자기들 끼리는 다 중국어로 이야기해요 (웃음) 아주 심심치않게."
이렇다 보니 한국어가 서툰 학생들을 상대로 국어시간은 물론 방과 후 특별학급까지 만들어 따로 가르치는 상황.
하지만 특별학급은 규정상 학생 수가 15명 이하로 제한되다 보니, 쇄도하는 신청자 속 탈락 학생이 생기고 있어 교육당국의 지원과 배려도 필요해 보입니다.
▶식품시장은 물론 주식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는 가짜 백수오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원료 공급업체 내츄럴엔도텍이 그간 자사 제품의 기능에 대해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왔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지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최근 방영된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궁 동영상 광곱니다.
"미국 FDA 등재, 캐나다 NPN 허가, 여성 갱년기 증상 10가지나 개선 확인"
"미국 FDA 등재,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세계인의 글로벌 여성건강소재"
미국 식약처 FDA로부터 백수오의 갱년기 증상 완화 '기능'을 인정 받았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이 FDA로부터 받은 것은 NDI 승인, 약어를 풀어 그대로 해석하면 '새로운 소재'로 인정받았다는 뜻이지 그 '기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기능에 대한 구분보다는 원료의 안정성을 따집니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도 인정을 합니다.
"NDI는 (기능 승인이 아니라) 안전성 승인이 맞다."
내츄럴엔도텍은 자사의 제품이 갱년기 상태 척도인 쿠퍼만지수 11가지 항목 중 10가지 이상에서 효과를 봤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갱년기 여성들의 관심이 높은 안면홍조와 식은 땀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츄럴엔도텍이 식약처에 제출한 논문에는 안면홍조와 식은땀 증상에 대한 개선 여부가 별도로 분류, 개재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원료 인증을 받을 때는 갱년기 증상을 포괄적으로 표시하고 제품을 만들어 팔 때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효과를 콕 짚어 광고하는 셈입니다.
실제보다 과장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은 광고 심의를 통과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