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유라시아 대륙철도 시대' 성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1차 관문 통과…북한 결정 주목

최연혜 코레일 사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23일(현지시간) 프라하에서 열린 제30차 국제철도협력기구 사장단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정회원 가입안건을 다음 장관회의의 의제로 채택하는 안건이 확정된 직후 참가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코레일 제공)
우리나라가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함에 따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 구상의 핵심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RX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해 우리나라에서 유럽까지 이르는 철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코레일은 지난 23일 프라하에서 열린 제30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을 위해 제출했던 '대한민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장관회의 의제로 채택됐다고 27일 밝혔다.

OSJD는 현재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8개 국가들의 철도협력기구이며,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을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가입이 필수적이다.

우리 정부에서는 12년 전인 지난 2003년 1월 OSJD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으며, 이후 오랜 기간 각고의 노력을 통해 정회원 가입을 위한 1차 관문 돌파에 성공한 것이다.

코레일은 애초 실무자 회의에서는 이번 정회원 가입안건 채택이 부결됐지만, 사장단 본회의에서 긴급 안건으로 상정돼 북한의 묵인 하에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고 최종 회의록 서명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을 비롯해 폴란드, 카자흐스탄 철도공사 사장 등 OSJD 주요 인사와의 릴레이 미팅에 이어 북한 철도국장을 만나 우리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 필요성을 강조해 회의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게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OSJD 정회원 가입은 OSJD 사장단 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를 통해 정식 안건으로 채택된 후 OSJD 장관회의에서 최종 승인되며 이 또한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OSJD 정회원 가입은 오는 6월 2일부터 5일까지 몽골에서 열리는 제43차 OSJD 장관회의에서 최종 승인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향후 OSJD 회원국들에 대한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북한의 전향적인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레일은 OSJD 정회원 가입 안건이 장관 회의에 상정됨에 따라 국내외 철도 전문가 등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을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내달 27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OSJD 사장단 서울회의'에서도 유라시아 지역의 공동 경제발전과 철도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정회원 가입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회원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북한은 철도가 주요 교통수단인 주철종도(主鐵縱道) 구조이다 보니, 노후화된 철도 시설물 개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방북과 OSJD 회의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OSJD 정회원 가입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디딤돌을 놓는 역사적인 출발점으로 남북·대륙철도 시대를 활짝 열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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