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까지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에 갈등은 커졌다. 해당 선수와 심판의 인터뷰까지 나오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이종운 롯데 감독의 사과 등으로 논란은 일단락됐다.
'빈볼 논란' 이후 2주가 지났다. 과연 두 팀은 해당 사건 이후 어떤 행보를 보였을까. 과연 그라운드 대치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까.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빈볼 논란'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나란히 상위권에 올라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롯데는 27일 현재 3위(13승10패)를 달리고 있고 한화가 12승10패, 4위로 뒤를 잇는다.
롯데는 '빈볼 시비' 이후 11경기 6승5패, 5할 승률을 넘겼다. 그러나 불안한 불펜으로 인한 허무한 역전패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더욱이 삼성과 3연전을 잡아내면서 사기가 오를 대로 올랐다.
한화의 기세는 더하다. 그때 사건 이후 10경기 7승3패 가파른 오름세다. 더욱이 주말 SK와 3연전을 접전 끝에 모두 잡아내 팀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빈볼 사건 이후 첫 주 3승1패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두 팀 선수들은 최근 상승세가 빈볼 논란과는 무관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관심의 집중력이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롯데 주장 최준석(32)은 "빈볼은 물론 최근 공인구 반발계수 논란까지 있었다"면서 "어떻게 보면 억울할 만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선수들 전체가 개의치 않고 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여기에 지난해 좋지 않은 것들도 빨리 잊고 기분좋고 활기차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벤치 클리어링은 갈등상을 빚어 볼썽사납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야구는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스포츠의 일부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 그라운드 대치 상황은 종종 선수들의 결집을 이끄는 순작용도 있다.
지난해 LG도 시즌 초반 한창 좋지 않았을 때 한화와 벤치 클리어링이 일었는데 일부러 단결의 계기를 마련하려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LG는 우여곡절을 딛고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최근 잦은 벤치 클리어링 사태를 빚었던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도 12승6패 30개 팀 중 전체 4위를 달리고 있다.
일단 롯데-한화의 그라운드 대치는 지금까지는 '윈-윈'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대전에서 시작되는 주말 3연전 재격돌이 벌써부터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