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빰치는 김무성의 예지력

[박재홍의 뉴스쇼 - 행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오늘 행간, 들어볼까요?

◆ 김성완> 요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말하면 현실이 됩니다. 이완구 국무총리의 자진사퇴를 관철시켰죠. 또 이제는 아예 후임총리에 호남총리를 임명하기를 바란다, 이런 말을 해서 지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래학자 뺨치는 김무성의 예지력,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말하면 현실이 된다, 그래서 이제 예지력이라고 표현도 쓰셨는데 김무성 대표의 호남총리 등용론, 이 때문에 일주일 사이에 새누리당이 아주 시끌벅적하다고요.

◆ 김성완> 그렇습니다. 지금 후임총리에 대한 백가쟁명식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후임총리론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 건 지난 23일입니다. 김 대표가 광주 서을 유세 도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말씀드린다, 이번 기회에 이 총리가 경질되면 그 다음에 전라도 사람을 한번 총리로 시켜주기를 부탁한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이 말이 나오자마자 호남 출신의 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하마평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강봉균 전 기재부 장관이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등 해서요. 그러자 다른 지역 의원들이 좀 발끈했는데요. 가장 먼저 이완구 총리 사퇴로 충청권 대망론이 사라진 충청권 의원들이 좀 반발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충청권 총리가 나와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나 이인제 최고위원 이름이 또 거론되고 있기도 하고요. 또 당내 초재선이나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반발도 이어지고 있는데 총리가 무슨 지역 나눠먹기 하는 자리냐, 도덕성이나 업무 능력을 겸비한 탈 지역 총리, 개혁총리를 임명하는 게 낫지 않느냐. 이래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등의 이름이 오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박재홍> 김무성 대표의 호남 총리 발언,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 서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일종의 립서비스 아니냐,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김성완>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실은. 그렇게 볼 수 있는 측면들도 있고요. 사실 선거 때 정치인들이 간, 쓸개 다 빼 줄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 나중에 가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굉장히 많이 보잖아요, 우리가. 재보선 지역이 만약에 충청권이었다? 그러면 아마 또 충청권 출신이 다시 총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말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원래 정략적 발언이라고 하면 한 번 툭 던지고 지나가야 되거든요. 그런데 여러 번 반복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그런데 김 대표가 엊그제도 또 이와 관련한 언급을 했어요. 성남 중원 지원유세 도중에 박 대통령이 대선 때 국민대통합 슬로건을 내세웠기 때문에 국민대통합을 실현시킬 수 있는 총리가 나오기를 바란다, 이런 얘기를 또 했거든요. 그러니까 1회성 발언이 아니라 의도된 발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김 대표의 바람대로 호남 총리, 임명할까요?


◆ 김성완> 어떨 것 같으세요? '아마 아닐 걸, 설마.'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호남 총리론은 이 정부 첫 총리임명 때부터 나온 얘기입니다. 여러 번 그동안에 나왔던 얘기고요. 그런데 후임총리를 보면 그 근처에도 사실은 못 갔던 게 맞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이번에는 호남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 최소한 국민통합형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래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김성완> 그래서 오늘 행간 제목을 미래학자 뺨치는 김무성이라고 이렇게 단 건데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조금씩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의 인사특징, 이걸 딱 정리를 하자고 그러면 하마평에 오르면 죽는다, 깜짝인사, 밀봉인사, 깜깜이인사 이런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이 지난 개각 때부터 조금씩 깨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완구 총리 같은 경우에는 이미 몇 달 전부터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었거든요. 차기 총리 1순위 후보라고 얘기를 했었고요. 친박 출신 장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이름이 계속 거론이 됐는데 그 예측이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지난번에는 깜짝인사라고 볼 수 없었던 측면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박 대통령의 인사가 점점 예측가능해지고 있다, 이런 게 첫번째 이유고요. 두번째 이유는 이번이 박 대통령한테 남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이 사실은 총리 임명하다가 집권 절반 정도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 박재홍> 총리 수난사다, 이런 얘기도 있고요.

◆ 김성완> 인사 참사라는 얘기도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성완종 리스트에 현직 총리 이름까지 거명이 된 상황이라서 이번에도 만약에 인사실패가 이어진다, 그러면 진짜 레임덕을 넘어서서 새정치연합쪽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데드덕까지도 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정치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러니까 최대한 검증된 안전한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정치적 상징성까지 고려한다면 호남 총리라는 얘기가 전혀 불가능한 카드는 아니다, 이렇게도 볼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김무성 대표가 계속 말하고 있는 호남총리론도 이러한 맥락을 고려한 상황이다, 이런 말씀인가요?

◆ 김성완>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차원을 넘어서서 김 대표가 청와대와 교감을 하고 있는 거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까지 해보는데요. 김 대표의 예지력은 제가 볼 때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덕분이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김기춘 비서실장 때는 청와대가 국정을 꽉 틀어쥐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거든요. 당청 관계도 그렇게 좋지는 못했고요. 그런데 이병기 비서실장이 임명된 직후부터 당과 뭔가 교감을 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사실은. 그러니까 박 대통령이 남미 순방 중에 이완구 총리가 자진사퇴한 것도 뭔가 맞아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요. 김무성 대표가 마치 누구한테 들은 것처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서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다." 이런 말을 하기도 했거든요. 순전히 본인의 의견이라고 하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 '사과할 것'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들은 얘기가 있다,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 박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잖아요, 순방 마치고. 첫 국무회의 때 어떤 발언을 할까 정말 궁금합니다. 그러니까 김무성 대표의 예지력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질지 한번 대조를 해보시면서 그동안의 여야 관계까지 한번 비교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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