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택시 뒤를 대고 김정은이 인사를 한다.
"잘가요, 형..."
택시에는 오바마가 타고 있다
최근 한 가격비교사이트 회사가 홍보용으로 제작한 동영상이 전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짝퉁 오바마'와 '짝퉁 김정은'이 출연해 길거리 공연을 함께 하며 '케미'를 과시한다.
현실에서도 오바마와 김정은이 만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인다. 지난 2013년 3월 김정은의 '절친'이자 미 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처음 만난 뒤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전한 말이 있다. "김정은에게 전화 해봐요. 김정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단 한가지를 원하고 있어요. 전화해 달라는 겁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먼저 오바마에게 전화하면 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로드먼은 "그는 겨우 28살 먹은 아이"라며 '어른인 오바마가 먼저 전화 좀 하면 안되느냐'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 백악관이 보인 반응은 싸늘했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한테나 신경쓰라'는 취지였다. 제이 카니 당시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은 굶주리고 감옥에 갇힌 주민들의 안녕에 집중해야 한다"며 "평화의 길을 선택하고 (비핵화) 국제의무를 준수하라는 오마바 대통령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대신) 미국과 북한이 연락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며 북한도 그 채널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김정은 핫라인 대신 뉴욕의 북한 대표부를 통한 공식채널을 이용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라는 말이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미국은 '선의의 무시'정책으로 북한을 대해 왔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은 온통 중동에 집중돼 있었다. 북한에 신경을 쓸 틈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북한이 핵개발에 재차 나서고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자 부시 행정부 후반에 들어서서는 북한과의 협상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은 민주당 출신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오히려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 초기의 '북한 무시 정책'을 그대로 답습했다. 양측은 2012년 2월 북한의 핵활동 중단을 내용으로 하는 2.29합의를 이뤄내기도 했지만 곧바로 파기되면서 양자간 불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2기 들어 '아시아 중시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는 성과가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힐러리 클린턴(민주당)과 마르코 루비오(공화당) 등 양당의 유력 대선 예비주자들이 대선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레임덕에 빠질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는' 파격적인 대북행보를 새로 취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홍보 동영상은 그냥 홍보 동영상으로 보는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