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경남도와 교육청이 선별적 급식이냐, 보편적 무상급식이냐를 놓고 대립하고 있어 도의회 중재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남도교육청은 24일 박종훈 교육감의 이름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도민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 후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하는 것이 교육감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유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에서는 교육관련 단체와의 토론, 학부모 회의를 개최해 의견을 모으겠다"며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교육감은 '선별급식' 중재안에 대한 수용 불가 방침은 분명히 했다.
박 교육감은 "부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무상급식 대상이 되는 중재안에 대해 학부모님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 지 난감하다"며 "성장기에 아이들이 안게 될 상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을 소득에 따라 선별해야 하는 도의회 중재안은 제가 가진 신념과 철학, 교육자로서의 가치에 비춰 수용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헌욱 행정국장은 "5월 중순 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도의회 중재안을 놓고 의견을 들은 뒤 합리적인 안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도 입장을 유보했다.
경남도는 "도와 시군이 532억 원을 부담해야 하므로, 재정여건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중재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시군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그리고 경남도는 경남교육청의 입장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하나 더 달았다.
경남도는 "경남교육청의 최종적인 결정을 보고 시장군수 정책회의를 열어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인국 도 정책기획관은 "기본적으로 교육청의 결정을 보고 하겠다는 내부적인 검토는 있어왔다"며 "종합적인 판단을 위해 교육청의 최종 결정을 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선별급식에 대한 기본 입장도 분명했다.
윤 기획관은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한 선별급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교육청은 이런 입장을 경남도의회에 제출했다.
한편, 경남도의회는 초등학생 소득 하위 70%, 중학생 소득 하위 50% 등 도시와 농어촌 구분없이 소득 수준에 따른 선별급식 중재안을 내고, 24일까지 수용 여부 의견을 내달라고 경남도와 교육청에 요구했다.
경남도와 교육청 모두 표면적으로 입장을 유보했지만, '선별급식'에 대한 입장 차는 여전해 도의회 중재안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중단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도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