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유형도 백화점식 천태만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는 그동안 깨끗해진 줄 알았던 정치권에 기업과의 부패 고리가 여전했음을 확인시켜준 사건으로 기록됐다.
성 전 회장의 정치인 금품 전달 의혹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자금 조성을 통해 정치권에 흘러 들어간 검은 돈의 흐름이 매우 깊숙하고도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짐작케 했다.
비자금 조성관련 비리는 포스코가 더 교묘했다.
포스코 건설은 베트남 고속도로 공사를 하면서 40억원을 조성하도록 지시하고 이 중 일부를 전 부회장이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의 비리 의혹으로 정준양 전 회장까지 검찰 수사의 사정권안에 들어 있다.
막말파문에 이어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리 의혹과도 연관된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의 행태도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중앙대 전 이사장이었던 박 전 회장은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해 교수들의 목을 치겠다고 막말파문을 일으켰으나 결국 본인의 목이 날아간 꼴이 됐다.
이 같은 기업인 비리 도미노 현상에 대해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돈을 통한 갑질’이라고 규정했다.
권 팀장은 “기업인, CEO들의 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윤리의식과 함께 근절하기 위한 자정 노력이 여전히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또 조성호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인의 경우 법의 심판보다 더한 사회적 규범을 스스로 적용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 실종에 대해 전경련, 대한상의 같은 경제단체들이 스스로 진정성있는 자정선언과 함께 윤리경영 실천을 다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