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선별급식' 중재안 학부모·시민사회 반발 확산

박종훈 교육감도 '부정적' 수용 불투명

경남도의회의 소득별 선별급식 중재안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학부모와 시민사회의 중재안 반대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무상급식 중재안은 학부모 의견 수렴 이후에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중재안은 선별적 무상급식에 대한 강요이고, 아이들에 대한 차별을 유지하겠다는 비교육적 처사"라며 "홍준표 지사의 대한 면죄부이자 독단적 도정을 정당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도민과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한 도정은 비민주적 도정이며 또 다른 독선이고 패악"이라며 "학부모의 의견이 모아지기 전까지 도지사와 교육감은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와 창원여성회도 이날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중재안의 핵심은 차별급식으로서 결단코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을 배제한 이 중재안은 경남도의회의 중재안이 아닌, '새누리당 중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홍 지사가 강요하는 선별적 무상급식을 거수기처럼 무턱대고 내놓을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고 교훈이 되는 일인지를 깊이 살펴 민의를 대변하는 도의원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최소한 지난해 수준으로 무상급식을 원상회복시키는 길만이 도민들과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양산과 밀양, 하동 등지의 학부모들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주도의 선별급식 중재안을 규탄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노동당 등 도내 야당들도 전날 일제히 선별급식 중재안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고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를 요구했다.

한편, 경남도의회는 초등학생 소득 하위 70%, 중학생 소득 하위 50% 등 도시와 농어촌 구분없이 소득 수준에 따른 선별급식 중재안을 내고, 24일까지 수용 여부 의견을 내달라고 경남도와 교육청에 요구했다.

그러나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도의회 중재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강하다.

박 교육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무상급식 토론회에서 "학교급식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중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와 도민의 의견을 더 들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교육감으로서 저의 공약과 철학, 소신에 의하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혀 중재안을 수용할 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수용하지 않았을 경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도 밝혀 여지도 남겨뒀다.

경남도도 무상급식 예산을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모두 투입한 상태여서 도의회 중재안 수용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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