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상대 '아바타'?…일단 '명량'으로 봐야"

최근 10년간 5월 박스오피스 1위에 '할리우드 시리즈물' 7편…"한국영화에 최악의 달"

23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은 '할리우드 시리즈물의 달'이라 불리는 5월 극장가에서 얼마나 큰 위력을 과시할까.

영화 칼럼니스트 김형호 씨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의 5월 박스오피스를 분석한 결과, 할리우드 시리즈물이 7편이나 1위에 올라 있었다.

2005년 5월 관객수는 873만여 명으로, 한국영화와 외화의 점유율이 각각 59.8%, 40.2%였다. 이때 1위는 한국영화 '혈의 누'가 차지했다.


이후 한국영화는 2011년 5월(전체 관객수 1386만여 명, 한국영화 점유율 37.4%, 외화 점유율 62.6%))에 '써니', 지난해 5월(1686만여 명, 49.2%, 50.8%) '역린'이 1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할리우드 시리즈물이 정상에 올랐다.

5월 박스오피스 1위를 보면, 2006년(1317만여 명, 35%, 65%) '미션 임파서블3', 2007년(1215만여 명, 26.7%, 73.3%) '스파이더맨3', 2008년(1287만여 명, 7.8%, 92.2%) '아이언맨', 2009년(1614만여 명, 49.1%, 50.9%)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2010년(1331만여 명, 38.5%, 61.5%) '아이언맨2', 2012년(1597만여 명, 42.3%, 57.7%) '어벤져스', 2013년(1421만여 명, 30.5%, 69.5%) '아이언맨3'가 각각 포진하고 있다.

김형호 씨는 "점유율을 보면 2005년에만 한국영화가 과반수를 넘겼을 뿐"이라며 "아이언맨이 상영된 2008년 5월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7.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 "이 날짜에는 이 영웅 나온다"…장기 편성전략 작용

매년 5월 할리우드 시리즈물이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 그는 "미국은 '메모리얼데이'(5월의 마지막 월요일)를 기점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데, 그 전후로 시리즈물들이 특히 많이 개봉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 극장가는 파이가 큰 만큼 한방에 박스오피스를 가져갈 수 있는 대작들이 배치되고, 5월에는 '이 날짜에는 이 영웅이 나온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시리즈물을 앞세운, 일종의 장기적인 편성 전략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 단적인 예로 김 씨는 "과거에 '성룡 영화는 명절용'이라는 공식을 떠올리면 된다"며 "특정 시리즈물을 관객들에게 고정적으로 상기시키면 유사한 성격의 경쟁작들이 피해가고 그만큼 수익에 있어서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편의 성적에 따라 속편이 5월에 개봉하는 경우도 있다. 김 씨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3, 4편은 5월에 개봉했고 '캡틴 아메리카'는 3편이 5월에 개봉할 예정"이라며 "5월 시장을 노린 시리즈물은 '매트릭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 극장가의 특징은 한국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10년 평균에서 볼 수 있듯이 외화 점유율은 5월이 최고치로 한국영화에게는 최악의 달"이라며 "시리즈물의 편성 전략은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로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설날 1주일 전에 개봉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할리우드 시리즈물이 강세를 보이는 5월 극장가에서 어벤져스2는 얼마나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둘까.

김 씨는 "경쟁작들이 모조리 피해가면서 극장에서 걸 수 있는 영화가 어벤져스2뿐인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일단 어벤져스2가 역대 흥행 1위에 올라 있는 '명량'(누적관객수 1761만여 명)의 기록에 얼마나 근접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추이를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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