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이 서울서부지방검찰청ㆍ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 진위여부를 조사한 결과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 제품(9.4%)에 불과했다. 한밭식품, 건우, 감사드림이 팔고 있는 '백수오가루'만 진짜였다.
21개 제품(65.6%) 중 12개(37.5%)는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했고 9개 제품(28.1%)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해 사용하고 있었다.
이엽우피소는 눈으로 봤을 때 백수오와 형태가 비슷하지만 간독성과 신경쇠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식품원료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가 없다.
나머지 8개 제품(25.0%)은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백수오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
백수오 원료 사용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8개 중 2개 제품은 제조공법 상 유전자검사가 가능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백수오가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8개 중 나머지 6개 제품은 백수오 추출액만을 농축해 분말처리하는 방식으로 제조된 만큼, 최종제품에 유전자 자체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때문에 실제 백수오가 쓰였는지 아니면 이엽우피소가 섞였는지 등 성분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 6개 업체의 경우 이들에게 추출물을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 공장을 검사하는 방식으로 원료를 조사했는데,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 원료를 6개 업체를 포함해 국내 31개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10개 중 9개 제품이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 또는 확인이 불가능한 재료를 원료로 쓰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 사례 1,733건 중 ‘백수오등복합추출물’ 제품관련 사례가 301건(약 17%)으로 전체의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로 둔갑해 유통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재배기간이 짧고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재배기간이 2~3년인 백수오에 비해 이엽우피소는 그 기간이 1년에 불과하고 가격도 1/3에 불과하다.
한국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들을 팔고 있는 업체들에게 자발적 회수ㆍ폐기 조치를 권고해 업체들이 이를 완료했다. 완제품에서 원료 확인이 불가능한 원료를 업체들에 공급한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자발적 회수와 폐기를 거부하고 있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