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 인양 발표 '환영'…"서둘러달라"

진도군민 인양으로 조업중단 등 우려 "조속 인양 필요"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 방침을 공식 발표한 22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진도군민들은 한목소리로 인양을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신속한 인양'을 요구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로 구성된 416가족협의회의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인양하겠다고 한지 6개월만의 공식 선언이지만 이제라도 인양을 공식 선언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우리 가족들은 정부 태도에 실망을 많이 했지만 지금이라도 발표해 기쁘다"며 "정부는 앞으로 가족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인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인양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원해 준 국민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양 과정 중 실종자 유실 방지나 선체 손상 방지, 안전문제 등의 상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이는 분명히 극복해 내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는 이를 보완·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인 대책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이번 선체 인양 결정은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방기했다 국민 여론에 밀려서 비로소 내린 것"이라며 "정부가 마치 큰 시혜나 결단을 내린 것처럼 포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가족들은 그동안 선체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2가지를 크게 요구해 왔다"며 "이날 인양 결정이 된 만큼 앞으로 국민이 뜻을 모아주면 대통령령 폐기도 곧 이뤄져 진상 조사에도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진도와 경기도 안산 지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족들도 정부의 인양 결정에 일단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세월호 단원고 실종자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홍환 씨는 "9~10월께 현장작업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는데, 10월은 말도 안된다"며 "조속한 대처로 빠르게 현장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권재근씨, 권혁규 군의 친척 권오복 씨는 "인양 발표가 너무 늦었다"며 "작년부터 인양에 착수해야 한다고 가족들은 주장하고 있는데 뒤늦게 인양 발표하면서 이제서야 업체 선정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뒤늦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수색 상황과 같이 민간업체가 사고위험이나 작업 어려움 등을 들어 인양이 내년 총선 때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며 수색과정에서 민간 잠수수색 업체와 겪은 마찰을 지적하며 우려하기도 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일단 정부의 발표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성욱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뒤늦게나마 인양 결정을 내려준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선체를 어떻게 들어 올릴 건지 등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받은 사항이 없어 가족들도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한 인양 결정과 관련해 세월호 가족 협의회 임원들과 대화를 해본 뒤 입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도군민도 실종자 수습을 위해 인양을 결정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지난해 수색과정에서 겪은 진도군민의 불편과 피해가 반복될 것을 우려, 조속한 인양을 촉구했다.

진도군민 김모(56)씨는 "지난해 수색과정과 같이 인양 현장작업과정에서 조업 금지 등으로 인해 피해가 예상된다"며 "진도군민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빠른 선체 인양과 인양과정의 피해구제에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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