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거사 반성없이 동북아 평화는 없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 (자료사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근 과거사와 관련한 발언과 행보는 실망을 넘어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게 한다.

아베 총리는 20일 오후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해 오는 8월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포함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이나 '사죄' 등의 표현이 담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고 했고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한 이상 침략 사과등의 표현을 다시 쓸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담화에서 전후 평화국가로서의 행보나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결의, 100년 후 일본의 존재 방식 등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잘못에 대해 명백히 반성하지 않은 채 미래로 나갈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아베의 이같은 인식은 동북아의 평화를 저해하는 우려스러운 인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총리는 또 21일 시작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춘계 예대제에 맞춰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의식해 직접 참배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 명의의 공물을 봉납한 것 자체가 그릇된 역사인식에 기초한 것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침략전쟁의 주모자로 유죄판결을 받은 A급 전범을 신으로 모신 신사라는 점에서 이는 침략을 부정하는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런 일련의 행위를 하면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주변국을 무시하는 행위다.

최근 일본의 지성들 역시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문학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역사 인식은 매우 중요하기에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국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양원 합동 연설을 앞두고 미국의 언론들도 일제히 과거사에 대한 명백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와 일본의 역사'라는 사설에서 "미국 방문의 성공 여부는 아베가 일본의 과거사에 얼마나 정직하게 직면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고 워싱턴포스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한다면 동아시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 역시 이같은 언론의 지적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따지고 보면 일본이 독일과 달리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주변국과의 역사적 화해를 거부하는 것도 미국이 동북아의 전후 처리과정에서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던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동북아의 미래지향적 관계와 평화는 과거 침략과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와 화해에 기초하지 않고서는 모래성과도 같다.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이나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과거 침략과 위안부 문제등 전쟁범죄에 대해 명백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만 한일 관계의 개선은 물론 동북아 평화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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