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20일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인수의향서가 유효하지 않거나(형식적 기재사항 미비) 실질적인 인수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후속 입찰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팬택의 공개 매각 마감일인 지난 17일 국내외 3곳 업체는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과 KDB대우증권 측에 인수의향서를 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인수의향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감 시각을 코앞에 두고 인수의향업체가 3곳이나 나타나면서 팬택으로선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결국 3차 공개 매각마저도 3일 만에 불발로 끝나면서 팬택은 기업청산이라는 위기에 다시 맞닥뜨리게 됐다.
법원은 향후 절차는 관리인과 채권자 협의회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4차 공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팬택이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이 인수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은 거꾸로 말하면 이제 팬택의 공개 매각 절차 자체의 실효성이 더는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팬택의 운명은 다시금 법원과 채권단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팬택은 지난해 11월 M&A(인수합병)를 위한 공개 입찰에 나섰으나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자 곧바로 2차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2차 매각에 앞서 팬택의 기업 계속가치가 1천114억원으로 청산가치 1천504억원보다 낮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법원은 팬택이 국내 제조업계에서 보유한 상징적 가치가 막대하다고 보고 재매각을 추진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월 미국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인수 계약 직전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그러나 원밸류 측이 돌연 인수 대금을 보내오지 않으면서 2차 매각 또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