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공백기를 뚫고 8번째 미니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JOKER IS ALIVE)'를 발매한 달샤벳과 최근 만났다. 멤버들은 "오랜만에 컴백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달샤벳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달샤벳은 지난해 5월 수빈의 교통사고, 10월 우희의 기흉 수술 등 예기치 않은 악재를 겪으며 여러 차례 컴백을 미뤘다. 전쟁터라 불리는 가요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을 하지 못한 상황. 멤버들은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5년차 걸그룹이 됐다는 부담감도 가슴을 짓눌렀다. 슬럼프가 온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점차 정체성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TV를 켜고 음악 방송을 보면 '내가 저기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다른 그룹이 위로 올라가는 데 우리만 내려가는 것 같기도 했다. 우울하고 슬펐다." (지율)
"기흉 수술을 받은 후 한 달 정도 입원하고 쉬라고 하셨지만, 한 달을 다 못 쉬겠더라. 마음이 불안했고, 빨리 멤버들과 함께 다시 활동하고 싶었다. 연예인 생활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다." (우희)
막내 수빈의 프로듀서 변신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얻게 된 결과다. 타이틀곡 '조커(JOKER)'를 비롯해 '투 달링(To Darling)', '홀려', '아임 낫(I'm not)', '오케이 보이(OK Boy)' 등 새 앨범에 수록된 5곡이 모두 수빈의 작품이다.
"나 때문에 활동이 미뤄졌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활동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상황. 그때부터 곡을 쓰게 됐다. 달샤벳이 무대에서 이런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가장 컸다. 이렇게 프로듀서까지 맡게 될 거라곤 상상 못했다. 사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힘든 상황에서 용기를 북돋아 준 언니들에게 감사하다." (수빈)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유명 작곡가의 곡이 아닌 '신인 작곡가' 수빈의 곡을 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멤버들은 "노래가 좋은 곡은 많았지만, 우리가 무대 위에서 가장 잘 표현하고, 즐길 수 있겠다 싶은 곡이 타이틀곡인 '조커'였다"고 회상했다.
힘들었던 시간을 이야기하며 다소 표정이 어두워져있던 멤버들은 '조커'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자 비로소 활짝 웃었다. 사막에서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만난 이들의 표정이랄까. 자신감도 엿보였다. 위기 후 더욱 단단해진 달샤벳의 자신감은 카드 게임 중 '조커'를 쥐게 된 플레이어의 마음과 같다.
"'조커'가 비장의 카드라는 의미가 있지 않나. 그에 걸맞게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또 달샤벳 팬이 눈에 띄게 늘었으면 한다. 멤버들 모두 개인 활동에 대한 욕심도 크다. 물불 안 가리고, 신인의 자세로 활동할 계획이다. SNS 홍보도 열심히 할 생각이고, 기회가 된다면 게릴라 공연으로 더 많은 팬과 호흡하고 싶다. 어느 채널을 봐도 달샤벳 멤버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